126
2013-06-06 23:46:58
4
"진화론은 그냥 진화해서 사람이 되었다 이거 아닌가요?"
진화론을 잘 모르는 많은 분들이 진화론을 매우 단편적으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는 작은 것으로 오해하곤 합니다.
많은 과학 이론들이 그렇듯 진화론 또한 여러(아주아주아주 많은 내용의) 과학적 설명들이 체계적으로 짜맞춰져 쌓아올려진 금자탑과 같은 것입니다.
이론이란 명제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제 간의 관계가 종합된 체계거든요.
진화론을 정의하자면 '진화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원리에 관한 설명과, 그 현상이 적용되고 있는 실제 세계 양상에 대한 기술과, 그 현상이 적용되었을 과거 역사에 대한 추론 등을 집대성한 설명 체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미 가설이냐 정설이냐를 논하는 단순명제의 레벨을 크게 넘어선 거죠. 명제 하나가 입증이 덜 됐으면 가설, 충분히 입증이 되었으면 정설이라는 뉘앙스로 질문하신 것 같은데, 진화가 일어난다는 명제는 정설이 된지 아주 오래고, 인류가 출현하게 된 역사적 계보 또한 큰 틀로는 정설이라 할 만하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가설들이 확실히 증명되지 못한 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핵심이 단단하게 뿌리박은 진화론이라는 '이론'은 정설이냐 가설이냐를 물어보는 게 어색하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