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2
2015-10-13 19:26:43
1
강원도에서 근무했는데
소문부터 시작해보자면 돈없는 사단이라는 소문을 달고 살던 사단이었는데..
그말이 진실인지 중간에 삥땅치는 놈들이 많았는지는 몰라도...
구막사에서 살았음....그나마 사단장 자주 출몰하는 gp랑 최전방 진지는 신막사였지만(신막사라고 생활관에 에어컨이 있진 않았지만요..)
대부분이 구막사...그것도 40년이 넘은걸로 들었음...
다행인지 불행인지 쥐는 없었음...(아마 쥐도 살기 힘들지 않았나 싶음..)
여름엔 선풍기 두대로 30여명의 열기를 이겨내야 하고 더군다나 등화돤제땜에 창문도 못열고...
불침번은 시키는대로 화장실에 가서 물받아와서 막사 가운데 통로에 물을 뿌리고...
습하고 땀나고 덥고 다닥다닥 붙어있고...또 똑같이 각잡아야한다고 바닥에 매트리스 깔고 그위에 포단?깔고 모포덮게하고...
자고나면 매트리스에 누웠던 자국이 그대로 남을정도로 땀을 흘리고...
그나마 물이 엄청 시원해서 여름엔 그래도 씻을땐 살만 했는데...
이게 또 겨울되면....
겨울되면 진짜 이러다 죽는게 아닐까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기름 보급이 모자라다고 온수는 무슨 복무 하는 2년간 온수 샤워 딱 한번 해봤던....그것도 이등병 집체교육받고 대대장 사열한다고...(12월말로 기억)
그래서 나중에 상병쯤 달고나니 웃프게도 한겨울 생찬물로 맨날 샤워를 하다보니 나중엔 적응되서(왠지 나만 적응) 소대원들 놀려먹는 잼..
몸에 찬물 샤워하면 몸 열기때문에 수증기가 올라오는데(하지만 물은 이게 왜 안얼었지 싶을정도로 냉함..ㅋㅋ)
제가 먼저 샤워하러 들어가서는
"어? 오늘 온수 나오는갑다"라고 한마디 하면
추위 많이 타던 제 밑밑에 후임이랑 제윗 선임이 신나선 샤워하러 와서는 찬물을 챡 맞을때 그 놀라는 모습이란 ㅋㅋ
그리고 겨울에 이등병 집체교육받고 휴가를 나왔는데..
저희집이 남쪽 해안선과 차로 불과 30분 거리일정도로 남부지방 끝에 있음...
짬안될때라 내복도 못입고 속옷과 런닝-전투복-깔깔이-야상 이렇게입고 생활하다보니
휴가때도 그냥 그렇게 나왔는데....내려오는데 점점 더워짐.......
워낙 집이 멀다보니 저녁에 도착해서 목욕탕 가기도 그렇고 집도 촌집이라 마당에서 호스꼽고 찬물로 샤워하는걸 보는 가족들의 표정이 ㅋㅋㅋ
여튼 온수만 문제가 아니고 당연하게도 거기다 매 겨울혹한기간 중 한달 보름정도는 기름 모자란다고 보일러도 안틀어줌...
진짜 추울땐 새벽에 기온이 영하 28도까지도 찍을정도로 나름 추운 곳이었는데
생활관에 보일러를 안틀어줌...그나마 바람이라도 잘막아지느냐면 그것도 아님...외풍이라죠? 스멀스멀 들어오는 찬공기...
진짜 야간 위병소 근무 서고와서 더 추워야할 밖에서 따뜻하길 기대하는 내무실 들어와서 군복 벗으면 왜 더추운지 너무 궁금해서
한번은 내무실에 온도계 설치해보면 안되냐고 했다가
왠지 모르겠지만 ㅈㄴ 빠졌다고 욕쳐먹음...행보관한테...
제가 그냥 부대 생활환경 전반이 다 이러면 그냥 그러려니 참고 견뎠겠지만...
그러는 와중에 행정반이랑 행정반과 붙어있는 화장실엔 24시간 연탄난로가 켜져있어야 했음....
그리고..제일 중요한게...
전방에 주둔하는 간부는 각소대 소대장과 짬안되는 부소대장 이렇게 소수만 있는데
boq에는 항상 보일러가 가동되고 있었음......
왜 우리한테 쓸 기름은 없다면서 사람도 있지 않는 boq엔 보일러가 맨날 돌아가는지를 평소 친하게 지내던 보급계원한테 물어보니
boq에 원래 등록되있는 간부는 다 거기서 자는걸로 쳐야되서 혹한기에 기름 소모분이 알맞게 나와야 하는데(대대본부에서 점검온다고 하더군요)
실제 사는 사람이 몇명 안되니까 낮에도 틀어놓는거라고....
이게 진실일지 아니면 오버한건지는 몰라도 그땐 참 어이없었던.....
또 어이없던게 겨울에 그렇게 지내다보니 감기 환자가 잦았음...근데 문제는 의무실도 단칸방에 물론 보일러가 없어서 감기 환자가 케어될리 만무....
그래서 감기 진짜 심하게 걸린 애 있으면 간혹 boq에서 재워라는 특단의 조치가 내려질 정도로 어이없는 작태를 자주 봤음....
물론 부소대장님 이하 우리대대에서 병사부터 간부까지 올라간 대부분의 간부들은 병사들 고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고
노력했던걸 언제나 느꼈기에 뭐라할 수 없지만...
소대장, 행보관, 중대장의 처사는 참 아이러니 했음.....
뭔일만 있으면 자기선에서 쉬쉬하게하고 너 그렇게 군생활 하면 어찌어찌 된다는 식으로 반 협박에...
그렇다고 힘없는 친병사파 간부들한테 한탄을 해도 자기선에서 자기 사비로 겨우 지원해주는정도뿐이고...
참 병사보기를 어떻게 보는지 뼈져리게 느끼고 왔었읍죠...
거기다 허리병신되고 느낀 군대 특유의 문디같은 처신도 잘 느꼈고요...
그래서 제 주변에서 군대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안갈 방법 있으면 절대로 가지마라..
가야한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편한대로 가라고...
멋있어 보일꺼라고 힘든곳 가면 나처럼 병신된다고...
군입대 전까지만해도 나라 지키러 간다고 가는참에 힘든데가서 더 뭔가 알차게 군생활 할꺼라고 했던게 저였는데...
한국의 군대에서 참 많은걸 느끼고 나왔다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