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6
2017-07-29 19:21:26
6
초딩때 꼭 반에 한명이상은 오이를 못먹는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그거 보다 적은 숫자로 당근을 못먹는 애들도 있었다. 난 불고기나 카레에 들어간 익힌 당근의 식감이 싫었다. 생당근은 거의 킬러수준으로 먹어댔다. 난 오이보다 당근을 더 좋아하는, 주위에 거의 유일했던 초딩이었다.
초딩생활6년동안 급식에 나온 가지먹고 토하는 애들 1명쯤은 본 적 있었을거다. 가지는 정말 어린이가 먹기엔 너무나도 버거운 식감이었고 어른이 되서도 영 별로인 재료였다. 다들 반찬을 남기면 안된다는 규칙때문에 코를 막고 억지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스물 다섯즈음 되었던가 어느날 반찬으로 나온 가지무침을 먹고는 아, 가지는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정말 천국과 지옥이 갈리는구나싶었다. 핵꿀맛이었다.
비슷한 경험으로는 난 초딩때 콩국수를 한번 드럽게 맛대가리없이 먹어본 이후로 입을 대지 않았다. 콩국수를 싫어한다기보단 그냥 그 기억때문에 선호하지 않게 된것인데, 나중에 나이먹고는 잘만 먹는다. 뭐 여전히 선호음식은 아니지만ㅋ 일단 있으면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