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2013-10-02 19:39:44
30
젠장..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시간 없지만 몇자 적습니다.
목화씨내놔 라는 분의 글을 보니 딱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4~5년 전에 호주에서 워홀하던 때의 얘깁니다.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라는 얘기는 아주 10년도 전의 얘기고요.
이미 오래전부터 인도인, 중국인들마저 넘쳐나 외국인노동자들은 극도로 포화상태...
그때도 아무 대책없이 단꿈만 안고 한국인 워홀러들이 끝도없이 밀려오더군요.
짭짤하다는 고기공장이나 좋은 일자리는 이미 출국 전부터 취업 프로세스 거쳐서 오는 애들이나,
그 애들의 인맥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어도 유창하지 않고 이렇다할 자격증도 없이 맨몸으로 할수 있는 일들(시티 중심가 쇼핑몰 푸드코트 등)은
극히 제한되어 있는 상황. 그러니 한국인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인 가게로 몰립니다.
당시 법정 시급이 약 15달러(가물가물하네요)인데, 한국인 사장들은 당연하다는듯 시급 7~8달러를 주며
그마저도 디파짓(무단결근하고 안나오면 영업에 지장이 크다는 명분으로 페이를 한달씩 미뤄 지불) 걸고 이것저것 떼고...
게다가 인도인, 중국인들마저 넘쳐나면서 평균 시급은 점점 7달러에 수렴합니다....ㅋ
이런 사정도 모르고 '돈도 벌고 영어도 배우겠다'고 호주에 오는 학생들,
점원 2명짜리 코딱지만한 가게에도 하루에만 레쥬메(이력서)가 2~300통씩 쌓입니다. ㅋ
일자리가 귀해질수록 사장들은 더욱 수퍼갑이 되고,
이 좁은 한인사회 안에서, 일자리와 페이의 문제는 점점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웨이트리스 자리 잃지 않기위해 사장과 잠자리 하는 여학생들도 많이 봤습니다.
겉으로는 욕하면서, 내심 '그렇게라도 일자리 유지하는것'을 부러워하는 애들도 봤습니다.
그런애들 욕하고 다니다가 술취해서 한국인 사장한테 업혀서 그 사장 아파트로 들어가는 애도 봤습니다.
어학연수가 아무리 좋은들, 여기서 상처입은 자존감은 귀국 후에도 회복하기 어려웠을겁니다.
이런 와중에, 한인 사이트 (일자리 소개 및 장터 거래 등을 하는 커뮤니티) 에
이런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한인 1세대라는 어느분이 점잖게 충고하시더군요.
우리때는 정말 열심히 했어. 너희들은 왜 노력하지 않으며 징징대기만 하니? 그러니까 일자리를 못구하는거야.
우리를 왜 탓해? 우리는 한인사회도 없던 시대에 단신으로 이국땅에 건너와서 목숨걸고 자리잡았어.
법정시급대로 주지 않는것? 그대신 너희는 우리 덕분에 한국인 가게에서 일할수 있잖아?
우리한테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것 아니냐? 그게 싫으면 영어 배워서 오지잡(호주인 일) 구해.
이 상황을 보고나니, 정말 그 도시의 한인사회도 한국의 축소판이다 싶더군요 ㅋ
그러니 기성세대들이 저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