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짐이 거기 다 들어가냐고 놀랐었어요. 전 그때 더 큰 캐리어 구할 형편이 못되서 울며 겨자먹기로 우겨넣었던 짐이긴 한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짐 줄였던 게 오히려 잘했던 일 같아요. 특히 여자분들은 캐리어 큰거 들면 호스텔 같은데나 기차역 같은데서 계단 오르락내리락할때 엄청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짐을 챙겨넣는다는 생각 대신 덜어낸다는 생각으로 싸시고 정 안되면 현지에서 구하겠다고 생각하시면 충분히 싸실 것 같기도 해요..
저는 대략 한 달 정도 다녀왔는데 18인치랑 백팩에 다 넣었어요. 백팩이 조금 큰 거긴 했는데 이민가방 같은건 아니었고요. 다녀온지 좀 오래되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짐을 엄청 줄이긴 했는데 그래도 필요한 건 다 넣었던 것 같아요. 비상약이나 수건 같이... 이맘때쯤 출발했던지라 외투랑 겨울옷도 챙겼고... 혹 봄이나 여름에 가신다면 옷 부피가 더 줄테니 더 나으실 거예요. 덕분에 저도 이지젯 타면서 수화물 요금은 안 냈던 것 같네요.
저 같은 경우 18인치 캐리어+백팩+크로스백 하나 해서 캐리어랑 백팩에는 큰 짐들 넣어서 숙소에다 맡겨놓고, 크로스백에다 항상 들고다니는 물건들(가이드북, 카메라, 지갑, 핸드크림 등등) 넣어서 들고다녔는데, 캐리어랑 백팩에다 크로스백까지 있으니 좀 거추장스럽긴 했는데 나름 괜찮더라고요! 소매치기 당한 적은 없어요.
가방은 최대한 없는 게 나아요 정말! 최대한 24인치 안에 다 들어갈 정도만 싸보세요! 제 경험 상 24인치 정도면 다 들어갔던 것 같은데... 24인치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하시면 차라리 백팩 들고가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차피 가방들은 숙소에 보관하고 복대 차고 다니신다고 했으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백팩에는 옷가지 넣고 캐리어에 귀중품들 챙겨서 다니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크로스 가방에다 카메라랑 가이드북 정도만 넣어다녔는데, 그래도 진짜 어깨 힘들었습니다 ㅠㅠ 짐 많이 넣어다니면 크로스는 아닌 것 같아요.
사자가 아프리카에서 사냥하기 힘들어하는 동물 중 하나가 기린이라고 합니다. 키가 너무 큰 탓에 목을 깨물어 적을 사냥하는 사자로서는 부담스러운 상대이기 때문이죠. 강력한 뒷발에 한번 걷어차이면 목숨이 오간다는 탓도 있고요. 왠만큼 굶거나 숫적 우세가 보장되지 않으면 기린 사냥엔 섣불리 나서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사자의 냉장고에는 임팔라나 영양이 있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진지는 사냥에 실패해서 못 먹었습니다.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정 너무 빡빡하게 잡지 말라는 거예요.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모두 큰 도시고 또 숨은 매력이 많은 도시여서 여유롭게 일주일씩 돌아다녀도 부족함이 없을 곳들이에요. 적어도 나흘은 잡아야 하고요.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고 하는 욕심에 일정만 너무 빽빽히 잡아놓고 왔다갔다 신경쓰여서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서 돌아오니 고생한 기억밖에 없고.. 이런 분 너무 많이 봐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아까운 것 같아도 여행 일정은 넉넉히 잡는 게 결국 내가 여행간 데 쓴 돈 아끼는 거에요!!
2~3주면 욕심 내지 마세요. 많이 잡아도 말씀하신 세 개 나라면 충분합니다. 만약에 저라면 가보고 싶던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만 일주일씩 잡겠지만, 조금 더 욕심이 나신다면 이 세 도시를 베이스로 잡고 이동 경로 상에 있는 도시나 근교 도시들을 들르는 식으로 짜보세요. 이탈리아에 꼭 가보고 싶으시다고 하셨으니 이태리에서 가장 많이 가는 피렌체랑 베니스를 들르시는 것더 좋겠네요. 둘다 엄청 매력적인 도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