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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4 0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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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대표는 단순하게 직원 하나의 말실수라고 생각하는가본데, 이로 인해 서브컬쳐계 전반에 '불신'이 생겼어요. 만드는 자에 대한 불신, 창작자와 독자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굳이 확인하지 않지만 서로 그럴것이라는 믿음, 그걸 눈앞에서 박살낸 장본인들 중 한 명이에요. 그게 이 좁아터진, 애정과 열정으로 지속되던, 어쩌면 쓸모없어보이고 낭비하는 것 같지만, 당사자들에겐 삶의 이유 중 하나였던 흐름의 순환 중 하나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단 말입니다.
당신들은 저기 웃고 있는 창작자가 작품과 마음이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현실은 아니죠. 허나 우린 '예'라고들 대답해요. 왜냐면 우리는 작품을 좋아하고, 그걸 만드는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여러분들은 당신의 작품을 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안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죠. 허나 우린 '그렇다'라고들 생각해요. 왜냐면 저들이 있기에 창작물이 빛이 나니까. 저들이 우리의 물건을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이들이니까.
현실은 조금 어긋나더라도,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 그렇게들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우린 민낯을, 그것도 지리멸렬할 정도로 혐오스러운 과정을 거치며 까발려지게 되었어요. '아니, 사실 우린 그렇게 생각 안 해'. 그것도 만드는 쪽이, 자신들을 반짝이게 만드는 빛에게.
이게 뭘 의미할 것 같습니까? 단순한 불신일까요? 아뇨, 어둠이죠. 더 이상 독자들은 순수하게 작품을 바라볼 수 없고,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품을 반짝이게 만들 빛을 찾지 못해 힘들어질거에요. 그럼? 어둠이 깔리겠죠. 지금도 어둡지만, 더 어두컴컴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요. 그걸 걷히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1주일? 한달? 어쩌면 1년?
쟤가 저지른 게 그런 거에요. 작가와 독자의 신뢰를 무너뜨린 게 쟤라고. 신뢰라는 게, 그것도 암묵적인 룰을 그렇게 박살내놓고 쉽게 용서받으리라고 착각했습니까? 웃기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