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1
2015-09-29 04:31:33
9
아뇨, 까야해요. 그 점이 정의당이 자침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거든요. 정의, 예, 정의로운 사회는 확실하게 우리 모두에게 나은 미래를 선사할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지간한 문제의 근본이 바로 부정과 부패에서 비롯되어 있으니까요. 이걸 바로잡는 것이 나은 사화를 만드는 것이라는 건 알죠.
헌데 그걸 확실하게 해 둬야 해요. 이 사회가 그리 썩 정의라는 단어랑 친한 관계가 아닌 게 윗대가리 몇몇의 결과물이라고 보긴 힘들다는 것.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듯, 너 나 우리들 속에 잠들어 있는 부정과 부패의 단면이 차오른 걸 반영하는거죠. 누가 부동산 값이 뛰면서 앉아서 돈을 버는 미래를 원하는거죠? 누가 연줄을 타고나서 괜찮은 자리에 손쉽게 앉으려고 하는거죠? 누가 저지른 잘못을 만회하고자 아는 사람에게 사정해서 면피하려고 하는 거죠?인정해야해요. 이 사회는 정의롭지 않고, 정의를 주장한다고 다 찬동하는 사회는 아니라는 걸 말이죠.
정의는 정치 내에선 일종의 스탠스에 불과해요. 궁극의 지향점이라고 우리 중 누군가는 쉽게쉽게 말을 하죠. 하지만 우리들 중의 누군가는 그런 정의와 담쌓고 사는 '나만 괜찮으면 만사 OK'의 포지션이 있듯, '우리 모두가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라는 것 역시 포지션의 '일부'에 불과하단 거죠. 정의당은 이 사실부터 순순히 받아들이고, '나만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괜찮아지는 사회'의 장점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해요. 인간성이고 나발이고가 아닌, 이해득실의 관계로.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같은 소린 먹히지 않아요. '쟤네들이 잘 살게 되면 그것이 장차 너의 지갑도 부풀어지게 만들 것이다'라는, 자기 주머니 채우는 것의 상관관계를 빗대 설명해줘야 해요. 왜냐? '나만 괜찮다'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주머니를 채워지는 것을 원하고,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그 욕구를 딱 맞춰주거든요. '설혹 그게 말만 번지르르한 짭일 뿐이더라도 말이죠'.
딴거 없어요. 이걸 사람들에게 인지시켜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의'가 얼마나 우리에게 개이득인 사회이냐를 인지시키고 전파시키는 게 바로 정치역량이고 활동능력이고 힘이에요. 정의당이 이런 걸 인지시키려고 노력을 했습니까? 글쎄요, 일단 그 양반들은 자기네들의 확고한 지지자들의 손발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긴 했습니다만.... 까고 말해서 자기만족 수준이죠. '아, 그래. 난 이정도 열심히 했어. 우리 당의 이름에 걸맞게 활동 열심히 했어'. 끝.
그래서 뭐 바뀐거나 변화나 뭐.... 아무튼 간에 사람들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습니까?
새정연을 응원한다? 정의롭기 때문에? 상식적이기 때문에? 퍽이나요. 그 생각 집어치우세요. 새정연을 지지하는 이유는 별 거 없습니다. '그 양반네들이 그나마 나한테 득이 될 것들이고, 저새끼들보단 살짝 그걸 이뤄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거에요. 정의? 까잡수세요. 정당을 정의로 택하고 정책을 올바름으로 지지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정책이나 지향점이 현 상황에서 '그나마 내 요구에 가깝게, 그나마 실현시켜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르는 겁니다. 아, 정의는 어쩌냐구요? 아 정의는 집어치우라니까요. 난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좀 더 그럴싸하게 살 것 같은 사회를 원하는 것일 뿐이에요. 다만 나 혼자 잘 사는 것보다 서로서로 공존하는 사회가 종합적으로 내게 이득이 되기에, 이왕 잘 살거면 나만 아니라 너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괜찮게 사는 쪽이 마음에 들어서 택할 뿐이죠.
정의당요? 아이, 아무리 이상향에 가까워도 그걸 실천시킬 가능성이 0%에 수렴하게끔 행동하는데 누가 밀어주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