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38
2015-06-14 18: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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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이 나타났다. 오유의 절대적인 원칙과 진리가 친목질을 금하기에 닉네임을 언급한다는 불경을 저지를 순 없지만, 지칭함으로서 정의내리는 존재라는 흐름마저 거스를 정도의 유명함을 휘광처럼 휘감은 그가 나타났다.
그가 가로되,
"오늘의 유머 애니메이션 게시판까지 내 유명세가 떨쳤다고 하니, 내 직접 이를 확인코자 이 곳으로 왔도다. 오징어들이여, 소문이 사실이더냐?"
오징어들의 웅성거림이 커져간다. 그 속에서 또렷한 목소리가 아뢰었으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소인들 평면세계의 이치를 헤매어 삼면세계의 당신 같은 인물에 대해 알아볼 식견이 없나이다."
"허나 그대가 유명한 분이시니 그 말씀을 받들어 따르겠나이다."
"오늘부터 그대의 유명세를 이 전자세계에 널리 떨치겠나이다."
유명인 고개를 끄덕였는지 가로저었는지, 혹은 탄식을 내뱉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왜냐면 오징어들의 말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유명인의 후광이 오징어들의 눈을 한밤에 번쩍이는 집어등마냥 멀게 만들었으며, 후일 오징어들은 그가 유명하다는 그 진실만을 또렷하게 인지할 뿐 다른 그 어느 것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심지어 그가 왜 유명한지에 대한 것조차.
허나 오징어들은 유명인이 유명한 것을 알기에 그 이상 바랄 것은 없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