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62
2015-06-09 01: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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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공무원들은 자기의 재량이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위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업무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현장에서 그 하달된 업무를 실행하는 것이 대부분의 공무원, 우리가 눈으로 보거나 전화를 하는 대부분의 공무원입니다. 저들이 그렇게 대답한다면 그거밖에 없습니다.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지침을 내렸거나, 위에서 내려준 범위가 딱 거기까지밖에 안 되는 겁니다. 안내요? 위에서 뭘 내려와야 안내를 하죠. 지침이요? 위에서 뭘 만들어줘야 따르죠. 대처요? 년마다 찍어내는 책 같은데 써져 있는대로 해야 합니다.
빡치고 억울할수도 있어요. 왜 이것밖에 못하냐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그 지침은 어디까지나 윗선이 규정짓고 조금 밑에서 세부적으로 만들어요. 맨 밑은 그걸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고, 오로지 위에서 만들어진 것 내에서밖에 못해요.
윗선이 유능할 경우 아래쪽이 덜 유능할 수도 있지만, 윗선이 빠가대가리면 아래쪽에선 아무리 용을 쓰고 애를 써도 유능해질 수가 없습니다. 머저리같은 지침 던지면 욕을 하면서도 그걸 따를 수 밖에 없어요. 시스템이 그렇게 구축이 되어 있으니까요.
결국 이런 무능함의 총체에서 욕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욕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헌데 그거 아십니까? 윗대가리들은 지금 '그거'를 바라고 있어요. 자신의 무능함과 안이함을 그저 아래쪽에 있는 사람을 짓밟고 욧하고 모욕을 주는 걸로 마음풀이를 하는 선에서 끝내주길 바라고 있어요.
뭘 그거로 이런 말을 하냐구요? 봤잖아요, 여태까지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