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2014-05-05 14:09:25
5
어제밤 10시너머 일 끝나고 퇴근길에 차를 몰고가던 도중에
도로에 고양이 한 마리가 누워있는게 보였습니다.
미동도 없었지만 라이트불빛이 안광이 동그랗게 반사되더군요..
그냥 고양이를 피해서 차를 몰고 집에와서 티비보다 씻고 누워서 눈을 감으니
그 고양이 모습이 선명하게 비추더군요.
고양이의 존엄성을 따질 일은 아니지만,
제 개인적인 가치관으로 생명이 있는 고양이는 분명히 무거운 존엄성을 갖고 있는데..
그런 제가 차를 몰던 그 순간 고양이를 지나칠때까지
차 새우기 마땅치 않다/도로한가운데 고양이 주으러 가다 사고가 나진 않나/
어차피 이미 죽었거나 가망없지/.............귀찮다
제 가치관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찮고, 고양이 때문에 내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보는게 두려웠습니다.
이런식으로 살다 나중엔 사람이 그렇게 쓰러져 있어도 그런 행동을 취하게 되진 않을까 겁이 나네요.
아침에 출근길에 보니 밟혀서 내장이 터지고 검붉은 가죽이 납작하게 도로에 붙어 있더군요....
그게 고양이 시체로 보이는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포털에서 가끔 댓글이나 쓰고, 주변 사람들하고 욕하는데에나 동참했지,
세월호 분향소에 간적도 없고, 근무시간을 핑계로 쉬는날은 놀러다니기 바쁘고
어디 시위 하나 참여한적이 없습니다.
아마 대부분 진실을 외면하거나 남일 보듯 하는 경우도 저와 같은 심정일거란 생각이 들고
그러다보니 진짜 답이 없네요 ㅎㅎㅎ
욕먹는 사람들도 빨대꼽힌 사람들이 어떤 액션도 없고 그저 인터넷 댓글로 비판하는 정도로 끝난다면
무슨 일을 해도 겁없이 할 수 있겠죠..
이번만큼은 정말 사람들이 정부와 대치하는 상황이 온다면 모든걸 집어던지고 꼭 나가서
힘에 보탬이 될거라고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누군가 올바르고 영향력있는 사람이 저처럼 발을 내딛을까 망설이는 사람들을 이끌어 주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예전에는 하지말아야 할 것을 안하는게 죄를 범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지금 이 시국엔 해야할 것을 외면하는것이 죄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먹고사는 걱정에 다른 여유없이 살고 있다지만
막상 세상은 먹고사는 걱정은 아예 고려치도 않는 사람들이 만들고 가꾸어 온것 같습니다.
저 영화를 한 번 봤었는데 지금 이순간엔 정말 진심으로 찔리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