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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0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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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가 갑자기 쏟아지던 대낮
둘이서 운동장을 막 가로질러 뛰다가 체육관 처마 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오랜 가뭄끝에 햇빛은 반짝이는데 비가 시작되니 마른운동장에 흙내음이 가득하더라
흙내...ㅁ
하는 순간 선배가 입을 맞췄다
부끄러웠고 부드러웠고 비냄새 흙냄새
체육대회시기였던것 같다
계절도 잊었는데
선배와 상처만 주고받고 헤어진 몇년후
서로 어른이 돼서 우연히 만났는데
이 한마디하더라
너랑 헤어지고 비가 시작되면 미칠 것 같았다고
사실 나도 한참을 비만 오면 그날 흙냄새가 나는 듯해서 한동안 광년이였는데
이미 그 날 내 나이의 딸이 있는데
아직도 그날은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