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의 해외여행, 배낭여행이 의미하는 게 현재 분위기와는 크게 다르죠.
95~97년까지 젊은이들의 해외여행이 크게 러쉬를 이르며 고조되던 분위기가
외환위기(이른바 IMF)로 인해서 여행지에서 모두 사라지는 큰 전기를 맞게 되니까요.
전설은 아마도 90년대 중반에 어려운 환경(가이드 북도 인터넷도 신통치 않던 시절) 속에서
먼저 떠난 선구자격의 백 패커들이 만들었을 것입니다. (대단한 분들이죠.)
98년의 인도는 물론이고, 유럽과 지중해도 한국인 보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먼저 선구자격으로 다녀온 '코뤼안'들 보다는 태권도가 더 크게 알려져 있던데,
당시 터키의 이즈미르에 들렀다가 오토바이를 타는 조무래기들에 휩싸여서(돈을 뺐으려고 했던 듯)
'너네 태권도를 보여줘 봐라' 라며 무리에 포위되어서 다굴을 당하는 상황에 놓였는데,
죽기살기로 편평한 돌판을 하나 격파하고 빠져나온 기억이 있네요.
겉으로 태연한 척 하느라 애썼지만 등골에선 식은 땀이 졸졸 흐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군대식 태권도야 단순 무식하긴 해도 격파에선 대상물의 거치에서 키 포인트가 있다는 건
아마 모두 아실 겁니다. 다행히 성질도 살살 나고 해서 오기도 급증하는 상황이라..ㅎㅎ
'한국인 남자들은 대부분 군대 경력이 있어서 칼도 잘 쓰며, 9 of 10이 태권도를 한다.'ㅋㅋㅋ
격파도 격파지만, 여럿이 괴롭히는 와중에 태연한 척 했던 것이 즉효가 아니었나 싶네요.
↓ 사진은 웹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