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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20: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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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을 아무리 읽어도 남의 얘기 같더니... marsala님 댓글에는 정말 공감하게 되네요. 저도 수년간 그런 늪에 빠졌었고 지금도 빠져나오는 중인데요.. 자존감 높이라, 자기를 사랑하라는 게 말은 참 쉽지, 저는 진짜 혼자는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구요. 애초에 그런 거 할 줄도 몰랐고 그래서 늪에 빠진 거니까요. 저는 그런 사람은 누군가 옆에서 끌어당겨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끊임없이요... 저도 (죽창각 죄송하지만) 그런 역할을 남자친구가 해주었는데, 남자친구도 해주다 해주다 결국엔 같이 우울해지고 같이 어두워지더라구요. 것땜에 지쳐서 헤어질 뻔도 했었고요. 원래 우울한 사람은 다들 기피하잖아요. 가까이 하고 싶지 않고... 그런 모든 힘겨운 과정을 다 거쳐서 저를 한 사람의 몫정도는 오롯이 하도록 만들어준 게 지금 남자친구라... 저도 항상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는 말을 끊임없이 하곤 해요. 지금은 여건상 제가 남자친구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내막을 모르는 주변 사람들은 왜 아직 사귀냐 헤어져라 쉽게 말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귀찮고 그냥 웃고 말아요. 예전에 한번은 남자친구한테, 너는 나를 구원했다고, 그렇게 말한 적도 있어요. (저는 제가 제 입으로 "구원"이란 말을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종교도 없는데 ㅋㅋ) 전 그래서 이 사람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아요. 한 사람을 살린 사람이라서요. 음... 쓰다보니 marsala 님이랑 정말 비슷한 경우네요. 저도 여전히 괜찮지 않을 때도 많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밝아지고, 조금 더 나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됐다고 해야 하나? 사람에 목매고 일희일비하던 마음이 조금 더 편안하게 풀어진 것 같네요. 원글도 물론 좋은 내용이지만, 그래서 저는 댓글이 더 와닿았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글에 제 댓글을 길게 써서 보기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