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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8 23: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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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재우고 저도 자려는데 이 글을 보니 댓글안달곤 못자겠네요ㅜㅜ
저희아가도 곧 4개월이 되어가요. 저 원래 집에서 말 잘 안하는 이과 여자에요. 그런데 하루종일 아가랑 둘만 있으니 소통없는 일방적인 대화(사실 대화가 아니죠), 그것도 약간의 책임감을 느끼고 일부러 열심히 상냥하게 하는 말만 주구장창 하게 되네요. 나중엔 제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아무말대잔치를 하고 있더라구요. 아가한테 소리 자극을 주어야한다고 해서..
그렇게 말을 하다가 남편이 들어와서 내 말에 대답을 하고 반응을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아가한테 말을 할때는 내 말에 대한 반응이 없으니 힘들때가 있어요. 아기낳기 전에 이런 걸로 힘들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저희 남편도 처음엔 제가 계속 조잘조잘 오늘 아가랑 있었던 일 이야기하니까(글쓴님이랑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함ㅋㅋㅋ신기신기) 당황하면서 나중엔 건성으로 대답하더라구요. 그때 얼마나 얼마나 서운하고 슬프고 비참하던지.... 사람답게 대화좀 하고 싶은데 아가랑 둘만 있을 땐 누구랑 맘껏 전화하기도 어렵고, 아가가 어려서 어디 나가기도 힘들고, 전 결혼하면서 멀리 와서 주변에 친구도 없거든요. 평소 말이 없는 사람인데도 정말정말 힘들더라구요. 누가 내 이야기좀 듣고 반응해줘!!!! 하고 소리치고 싶었어요.ㅜㅜ
글쓴님 사연에 공감합니다. 글쓴님이 유난스러운(?)게 아니에요. 말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에요. 최소한의 사회작용이 필요한거에요. 남편분께서 정서적인 안정을 주셨으면 하네요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