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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5 21: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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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who.
나는 언제나 누가 될 수 있었다.
그랬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믿었다.
누군가가 나를 가르치려 들거든 나는 10년 전에도,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유지했고, 하고 있으며 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그런 개똥철학으로 나는 내 신념을 밀고 나갔다.
모든 것이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에 그려진 대로 흘러가는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에서
아주 사소한 것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에 맡던 스킨의 향이 달라지고, 주말마다 벌이는 정사에 실패하는가 하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낯선 느낌을 받았다.
알 수 없는 미스터리 덕에 이 세상에 모든 것이 낯설어 지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은 정말로 낯설지도 모른다.
나는 내 자신의 정체성을 잃었고,
매일 반복되었던 단조로운 일상은 무너지며, 나는 그것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음을 증명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부질없는 짓이 아니기를 바라는 나의 간절한 소망이 증명하듯,
나는 변해가는 나를 보며 이질감을 느낀다.
모두가 변했을 때, 나 홀로 변하지 못한 채 이 자리에 서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태연하게 말한다.
"아무 문제 없어요."
돌이켜보면 항상 그랬다.
나는 내 정체성을 정해놓고 그것이 옳고 그래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동시에 이 세상에 대해 나는 나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였고, 지금도 누구라고 말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누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