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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13: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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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전에도 참사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1992년 서해훼리호 침몰사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2년 씨랜드 화재사건, 2013년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2014년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등... 모두 안전규정이 있는데 제대로 지키지 않고, 대충 지어올린 불안정하고 좁은 공간에 사람과 짐을 가득가득 우겨넣어 한 푼이라도 돈을 더 벌려는 욕심으로 인해 죄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사고였습니다. 심지어 2002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건의 피해자는 주로 유치원생 아가들이었습니다.
한국이 무슨 원시 부족국가도 아니고, 이런 참사들이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재난도 아닙니다. 안전규정 제대로 지키고 책임자들이 제대로 규정에 맞게 행동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다른 참사들과는 달리 일주일이 넘게 배가 가라앉는 모습을 온 국민이 그저 지켜보아야 했고,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스스로 탈출한 승객들 외에 구조대가 적극적으로 들어가서 구조해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같은 경우, 세월호 참사보다 20년이나 전에 일어난 사건이었는데도 그 때는 사고가 일어난 뒤에 2주가 넘게 소방대와 구조대가 계속 투입되어 건물 잔해 밑에 깔린 생존자를 마지막 한 명까지 구해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고, 미수습자가 아직도 9명이나 있고, 세월호 선체도 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건져내지 못했고, 어째서 스스로 탈출한 사람 외에는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고 이상한 "썰"만 여러 개가 나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계속계속 수십명 수백명이 죽는 참사들이 몇 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없습니다.
"세월호를 잊지 말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게 몇 년마다 한 번씩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사고가 일어나는데도 그냥 사고는 어쩔 수 없는 것이려니,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하게 지나치지 말자는 의미이고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