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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13: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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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렸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아침이면 어머님께서 번개탄을 연탄 집개로 집고 마당에 나가서 불을 붙인다음 매운 연기가 어느정도 가시면 그것을 연탄아궁이의 밑바닥에 넣고 그 위에 연탄을 올려놓으시곤 했습니다.
거기에 들통을 얹어서 소뼈를 고아서 설렁탕도 해먹고 그랬는데.
장난꾸러기였던 당시의 저는 딱딱하게 굳은 찰흙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는지 궁리하다 뜨거운물에 넣으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마침 연탄 아궁이 위에서 뭔가 끓고 있기에 잠깐 넣었다 빼면 되지않나 싶은 생각에 딱딱하게 굳은 찰흙을 거기에 넣어버리는 사고를 친 적이 있었어요.
한참 고아지고 있던 소뼈는 제가 넣는 찰흙때문에 못쓰게 되버렸고. 오랬만에 먹을 수 있었던 고깃국이 제 행동 때문에 없어졌음을 알았을 때 매우 비통한 심정이 되었지만요. 어렸던 탓인지 크게 혼나지는 않았어요.
아마 그때 제 나이가 4살쯤 이였는데. 가위 사용법을 알자마자 엄마치마에 구멍뚫기. 2층 올라가는 계단에다 오줌누기. 한여름 마당에서 고무대야에 물받아 넣고 물놀이 하다가 한번에 엎어놔서 지하실 물바다 만들기 등 이런 저런 장난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 겨울에 눈이오면 빙판길 위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연탄재를 부수어 뿌리곤 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