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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23:51:40
18
DIR/W
아 지금 C드라이브...
A:
CD BR
BROS.BAT
브루스 브라더스를 실행하며 나는 카세트 오디오로 이소라의 음악도시 혹은
신승훈 5집이나 97년 가요히트곡 모음집을 들으며 밤새 5탄을 깨기 위해 노력했고
주말밤에는 부모님이 잠든 사이에 범피나 질의 모험따위를 하며 내 어린시절을 보냈다.
리얼 플레이어로 내 컴퓨터로는 택도없는 파이널판타지7 오프닝 영상을 매일 보면서
언젠가는 3D게임이 미친듯이 돌아가는 컴퓨터를 가지길 희망했었고 마침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보다 백배쯤은 좋은 컴퓨터를 가지고 놀 수 있었지만 어쩐지 그때의 향수를 찾을 길이 더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마침내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가진 어른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