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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7 13: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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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21.hani.co.kr/arti/COLUMN/43/2068.html
“내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노조를 인정하지 못한다.” 정주영 회장이 남겼던 유명한 말이다. 80년대 말까지 그에게 노동운동은 다 ‘불법’이었고 ‘빨갱이짓’이었다. 88년 12월 현대중공업 해고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이런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너희들이 공산주의를 알아? 단체행동을 하는 건 좋은데, 왜 빨간 띠를 매는 거야. 다른 좋은 색깔도 많잖아. 파란색, 노란색… 얼마나 좋아.”
노동계에서는 정주영 회장의 노무관리 스타일을 회고하며, 국내 노동운동 발전의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차 등 현대 주력기업들 노조의 선진적이고 전투적인 운동성향은 정주영 회장 재임 시절의 군사문화적 노사관계와 무식한 노조탄압, 이에 맞선 현대 노동자들의 치열한 싸움에서 싹텄다”면서, 한 가지 단적인 사례로 현대중공업이 울산공장 정문에 해병대 출신 경비원들을 대거 채용해 출근하는 직원들의 두발을 단속하던 일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