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진 마음을 낫게할 약은 없다. 이렇게 그저 베어진 채로, 흉지기를 기다리면 시간을 보낼 뿐 스쳐지나가던 말들, 단어들이 그렇게 비수가 되어 상처를 낼 때 클 수 록 넌 더 성장할거라던 주변 사람들의 말. 네가 상처 받았어도 그렇게 말을 할까? 프린터에 찍혀 나온 듯 똑같은 위로의 말이 나를 더욱 아프게한다.
14분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무리에 어느새 겹쳐진 내 모습을 보면서 연을 쫒아 달음박질 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그려본다 04판의 먼지를 온 몸에 뭍혀가며 온 동네를 쏘다니던 월산동 촌구석의 꼬마아이를, 16년의 나는 너무나도 커버렸구나. 일년이 지나면 나는 과거의 나를 얼마나 더 잊어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