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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3 14: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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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수뇌부의 정책에 반대라는걸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저런 꼴을 불러 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오자와 지사부로 제독이나 쿠사카 진이치 제독, 쿠도 슌사쿠 중좌처럼 신사적이고 양심적으로 기사도를 행하던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사람들이 수뇌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의하면 수뇌부, 혹은 그 수뇌부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묵살당하고 조롱당하는게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다수라는것을 무기삼아 정당한 이의제기를 비정상 취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려주는 사례지요.
실제로 쿠도 슌사쿠가 구축함 이카즈치(雷 천둥)의 함장으로 있을때, 영국 왕립 해군의 표류자들을 발견하고 구조를 명령하자 엄연히 그의 부하들인 승조원들중 일부가 반발하며 쏴 죽여 버리겠다고 항명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쿠도 중좌가 평소 인격자로 존경받았던데다 이카즈치에서 구타를 추방했을 정도로 상식적인 사람이라 함장인 자신이 직접 설득하여 넘어갔지만, 당시 일본 해군 내부에서 은근히 조장하던 포로에 대한 학살행위가 말단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당연시되었는지 알수 있지요.
실제로 당시 일본 해군의 수병들 사이에서 "장교란 '나도, 나도' 라고 말하는 존재이다." 라고 장교들을 비꼬는 농담이 있었습니다.
상급자가 '이렇게 하라'고 하면 전혀 의심하지 않고 따르는 모습을 비꼰건데, 정당한 비판이 무시당하니 그런 모습이 나올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