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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 04: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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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말씀드리자면, '잘도 그러겠다'에서
'그러'하다(겠다)/그러하지 않다 는 긍정/부정이지만
'잘'/못은 긍정/부정이 아니고, 좋다/나쁘다, 높다/낮다처럼 정도를 뜻하는 말에 더 가깝습니다.
긍정/부정은 양자택일적인 성질로, 그러하다/그러하지 않다는 둘 사이의 중간이나 제3의 선택지는 없습니다.
그러나 잘/못은 긍정/부정이 아니기 때문에 중간이 존재합니다. 예를들어 '잘생기다' '못생기다'의 중간에는 '그냥 평범하게 생기다'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긍정이 존재하면 반드시 부정이 가능해야 하는데, 잘/못은 정도를 뜻하기에, 항상 대칭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예를들어 '못한다'의 반대말은 '잘한다'와 '할수 있다'가 있는데, 후자의 대칭인 경우 못은 부정을 뜻하지만 전자의 대칭인 경우는 정도를 뜻하는 말인 것입니다.
'잘도 그러겠다'에서 잘도는 정도를 뜻하는 말로,
'매우 동의합니다'에서 매우처럼 강조를 위한 수식일 뿐이므로, 잘도그러겠다는 긍정의 긍정이 아니라 단순히 강조된 긍정입니다.
'잘도 그러겠다'를 부정의 의미로 만드는 것은 '잘' '그러'가 아니라, '도'와 '겠다'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도(조사)를 찾아보면 5번째 의미로 "보통이 아니거나 의외의 경우에, 예외성이나 의외성을 강조하는 데 쓰이는 보조사."라고 되어있습니다. 즉 잘'도' 그러하다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기대할수 없는 예외적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그러'겠다'라고 예측을 나타나는 어미를 사용함으로써, 일어날리 없는 예외적 상황의 기대임을 지적하는 반어법이 완성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