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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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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라는 말이 모호해서 엔트로피의 개념이 헷갈리시는 건데, 님이 말씀하신 별의 생성, 블랙홀의 발생 같은 우주의 질서(?)는 물리적인 법칙에 따르는 것일 뿐이고, 엔트로피가 뜻하는 무질서랑은 별로 관계 없어요.
무질서도라는 말을 그냥 쉽게 생각하면 한번 쏟은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편할거 같아요.
쏟아진 잔을 다시 가득 채우는 방법은 쏟아진 물을 다시 주워담는게 아니라 새로 물을 받아오는 방법밖에 없듯이, 열에너지는 흩어지게는 할 수 있어도 다시 모이게 하는 방법은 없어요. 모든 에너지, 위치에너지든 화석에너지든 운동에너지든 원자력 에너지든, 사용하는 과정에서 마찰이나 연소 등의 과정을 통해 열이 발생하고, 그 열은 유용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공간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물론 손실되는 열에너지를 줄일 수는 있지만 완전히 줄일 수는 없구요, 흩어진 열 에너지를 부분적으로 모을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더 많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으로 무질서도는 증가하게 되죠.
엔트로피를 다른말로는 균질도라고 번역하기도 하는데,
모든 것이 평형을 향해 나아간다는 거에요.
예를들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만약 외부의 개입(태양열도 외부의 개입)이 없다면 결국 모든 물은 바다로 흘러가 세상의 모든 물의 높이는 일정해 질 겁니다.
우주 먼지나 가스가 모여서 별과 행성을 이루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별 주변 물질의 위치에너지가 일정(0으로 수렴)하게 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가 우주의 온도는 점점 균일해져가죠.
엔트로피가 정확하게는 확률적인 개념이라서,
꼭 열이나 에너지에 한정되는 개념은 아니에요.
이때 무질서, 또는 균등함은 정확히는 '랜덤성'이죠.
예를들어 트럼프 카드는 처음 사서 포장을 뜯으면 A2345678910JQK가 스페이드 다이아 하트 클로버 순으로 정렬되어 들어 있죠. 카드뭉치를 막 섞지말고 그냥 한번 쫙 흩었다가 다시 모았을 때 원래 상태 그대로 다시 모일 가능성은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확률은 무척 적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죠. 아마도 흩었을때 가까이 있던 카드는 가까이에 다시 모여서 A352478J69QK10
같은 식으로 모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런 동작을 여러번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원래 상태로 다시 모일 확률은 줄어듭니다. 만약 카드가 52장이 아니라 1 ~ 10000000까지의 숫자카드이고, 위와 같은 시행을 10000000번 한다고 생각해봐요.
카드가 원래 상태로 돌아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그게 우주적인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게 엔트로피의 법칙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