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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5 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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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도 다루는 주제가 다양하고,
논리 철학의 경우에는 명확한 공리가 존재할 뿐더러 다른 철학 분야의 전제가 되기도 하죠.
말씀하시려는건 아마도 도덕철학, 윤리학의 공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시는게 아닌가 싶은데,
윤리학에도 공통의 전제라는 것은 있습니다.
물론, 어떤 것이 절대적인 공리라고는 것은 말하기 어렵죠.
가치관이라는 것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자유, 평등 같은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서도 각자 다른 해석과 관점을 가지기도 하고,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기도 하죠.
그것은 어쩌면 과학과 과학철학에서도 비슷합니다.
과학도 알고보면 어떤 절대불변의 공리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전적인 뉴턴의 물리학에서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공리였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라 그러한 공리는 수정되었죠.
심지어 공리로 시작해 공리로 끝난다고 볼수 있는 수학에서 조차, 공리는 수정될 수 있습니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평행선 공준은 부정하더라도 아무런 모순이 없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었고, 여기에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등장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관점은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죠.
바로 상대성 이론에서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은 비유클리드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니까요.
과학은 얼핏 보기에, 철저히 공리 위에 논리적 필연으로 연역적으로 도출된 지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부분이 수많은 경험론적 관찰에 의해 귀납적으로 쌓여온 것입니다.
윤리학도 어느정도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천체물리학처럼 귀납적 관찰로부터 우주와 만물의 운동에 대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진리를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학 또한 무조건적인 상대주의가 결론은 아니며, 어느정도 공통의 전제 위에서 논쟁이 이뤄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러한 공통의 전제란 물리학의 공리에 비해 훨씬 느슨하고 모호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없다고는 할 수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