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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0 0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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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는 사과하실만한 일도 하지 않으셨고, 저 역시 용서해야 할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의견의 다름과 비판은 잘못도 아니고 화 낼만한 일도 아니니까요.
제가 해야할 것은 용서가 아니라 이해입니다.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이해 말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제가 작성자님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할수는 없고,
님의 사과를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제가 사과를 할 수도 없으므로,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에 감사드린다는 말로 갈음하겠습니다.
솔직한 생각으로 서론에서 서양철학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은 다소 형이상학적이라 제가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작성하신 비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일리 있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인용문 작가가 누군지 검색하고 출신국가를 언급한 것은, (생몰 연대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확인은 했습니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사람이 어떤 맥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시도에 그쳤을 뿐 그 말의 맥락에 대해서 더 이상 깊이있게 파고들지 않았음을 인정합니다.
두번째, 해당글 자체는 '용서'와 '잊음'에 대한 글이고 인용문은 용서와 잊음을 나란히 언급한 하나의 사례로서 인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은 바보라거나 어떤 사람은 현명하다는 인용문의 주장 자체는 논외의 것입니다.
물론 중요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다른 부분은 덮어두고 일부만 부각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주제를 한번에 다룰 수 없다는 것은 현실적인, 역량적인 제한이므로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세번째, 해당글 자체는 사료로서 인용문을 가져왔을 뿐이지만,
해당글 작성에 앞서 다른 글에 댓글을 쓰면서 그 인용문을 떠올렸을 때
인용문의 취지에 저 스스로 동의 했고, 제 의견을 확장하는데 사용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합니다.
이것이 엘리트주의라는데 동의하지는 않지만,
현명한/어리석은 사람의 준거를 제시하는 격언을 인용하는 것이 엘리트주의적이라는 비판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어원 분석에 대해서 조금 변명을 덧붙이자면,
저는 이러한 분석이 파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보고 그것이 도자기의 전체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파편적인 정보는 전체를 규정 짓는 잣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깨진 도자기의 일부 조각으로부터 도자기의 전체가 어땠을 것인지 머릿 속에 그려볼 수는 있습니다.
그 모습은 원래의 모습과 닮아 있을 수도 있고, 왜곡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파편적인 정보를 곧바로 현실에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각자가 생각할 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제가 짜맞춘 정보의 파편이 잘못되었다면 그를 비판할 수 있지만,
그 정보의 파편만이 오롯이 전체를 대표한다는 주장은 아님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문적 접근은 주석과 출처로 충분하다는 말씀에 대해...
타인의 의견을 레퍼런스로 삼는 것이 주로 학문의 영역에서 이뤄지는 일이기는 하나,
저는 꼭 이런 방식이 학문에 국한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인용이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단지 인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에 부작용(ex. 권위에 의존하는 것, 공허한 말장난과 학자 놀음)이 생길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득보다 실이 더 많아지지 않도록 주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