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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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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낙태 문제가 '산모의 신체권' vs '태아의 생명권'이 경합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국가가 법률로 개입하여 특정인의 신체적 자유를 제한할 당위가 아래와 같은 조건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1.타인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
2.당사자의 책임 있는 사유
국가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하며, 위와 같은 상황에서 개입할 수 있고,
개입 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국가가 범죄자의 신병을 구속하는 이유는,
법정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책임있는 사유가 당사자에게 있고,
그로 인해 타인의 권익을 해쳤으므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자의 기본권인 신체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겁니다.
낙태 논쟁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논점은
'태아는 사람인가?'입니다. 즉, 1의 조건에서 태아는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 존재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물론 저는 그렇다는 입장이고, 그리고 흔히 말하는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말은 이 입장을 대변하는 표현입니다.
설령 낙태를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국가라 할지라도, 이 명제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산모 역시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둘의 권리가 상충될때 누구의 권익을 우선해야 하는지가 다른 것일 뿐입니다.
밝혀두자면, 저 역시 광범위하게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 이유는 2.의 조건에 있습니다. 저는 태아 역시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할 권리를 가진 존재라고 보지만,
낙태를 금지하기 위해서는 태아의 생명권이 산모의 제약받는 신체권보다 커야하고,
산모에게 귀책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단순히 강간의 경우에만 산모가 귀책사유로부터 자유롭냐 하는 겁니다.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콘돔 사용을 꺼리는 남성들이 있고, 이런 경우 임신할 위험과 피임할 책임을 여성이 모두 떠안게 되는데,
이는 부당합니다. 더구나 임신중절이라는 것 자체가 많은 경우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남기는 경험이기 때문에,
낙태는 단순히 편의적인 것이 아닌, 귀책사유를 물을수 없는 불가피한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범위한 낙태 허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률적인 책임 여부와, 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떠나서 낙태가 윤리적인가를 묻는다면,
저는 여전히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산모의 이익을 위해서 아무런 책임도 없는 말못하는 태아를 희생시킨다는 점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책임질 수 없고 불가피 하기에 낙태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윤리적 책임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