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32
2017-10-11 13:12:11
0
이 글은 애초에 언어사용과 표현에 관한 글인데 그걸 '말장난'이라고 규정하면 말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김치녀, 개저씨, 이기야, 노무노무 같은 표현들이 혐오라고 말하는 것 또한 말장난에 불과한게 되죠.
그리고 이 글은 어디에서도 여성차별 프레임이 혐오조장 단어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언어와 의식은 상호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차별적인 사회맥락 속에서 차별적인 언어 표현이 등장하고,
차별적인 언어표현이 혐오를 확산시키는 거죠.
이 글에서 어떤 표현을 혐오라고 규정하는 것은, 단어 자체를 사용금지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표현의 배경이 된 차별적인 의식구조를 환기시킴으로서
그런 표현이 알게 모르게 차별적 의식을 확산시키고 있음을 비판하고자 하는 겁니다.
김여사는 하나의 예시에 불과합니다. 남자간호사, 남자 주부라는 호칭도 성차별입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하든 여성을 대상으로 하든 성역할을 규정짓는 것은 차별입니다.
여군이란 표현도 군대가 남성으로 이뤄진 조직이라는 비대칭적 사회적 맥락에서
군에서 여성은 이례적인 존재라는 의식의 반영이고,
여군이란 표현은 또한 군인과 여군의 역할을 다른 것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기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입니다.
그러나 모든 차별이 명문화된 제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차별의 많은 부분은 명시적이지 않은 문화적, 의식적인 구조에서 나옵니다.
'제삿상은 여자가 준비하고 제사는 남자가' '커피는 여직원이 타야' 같은 차별적인 문화는
법률을 고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문제라는 것을 의식함으로서 바꾸어야 할 문제입니다.
말했다시피, 저는 김여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개개인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김여사라는 표현이 어떤 사회적 맥락을 가지고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입니다.
일반화의 오류란 불충분한 논거로 부터 귀납적 추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만약 위와 같은 논거들로 김여사라는 표현을 쓰는 개개인이 여성혐오자라고 한다면
이는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사회현상으로 개인을 규정한다면 그거야 말로 제가 비판하고 싶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일반적인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이나 비판은 귀납적으로 밖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