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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4 02: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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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내가 아니라는 걸 하루에 이백번씩 씹어 삼키던 때가 있었지요. 타인은 타인이다. 저 사람은 아무런 관계없는 사람이다. 나의 심정을 마음을 감정을 알아주어야 할 이유도 의무도 없다. 타인은 타인이다-가 골수에 인이 박히고 나서야,역설적으로, 관계라는 게 제대로 잡히더라구요 저는. 아니 인간은 다들 자기 본위대로 구는 게 당연한데 이 사람은 나를 사람으로 배려하며 대하(려는 척이라도 하)잖아?! 이런 느낌…허허
틀어져도 크게 미워할 것 없이 상황이 꼬이고 인간이 힘들면 그럴 수 있지 다른 때에 나중에 만나면 또 좋게 볼 수도 있겠지 정도로 넘겨버리니 편해요. 살면서 깊은 관계, 너나없는 사이라는 게 그렇게 필수일까 싶기도 하구요.
가끔씩 되뇌어요. 나의 외로움과 내 절망은 오롯이 나의 것이다. 아무에게도 주지 않겠다. 휘발하는 웃음과 파도의 포말같은 즐거움만 남기고 남에게 부담 주지 말아야지. 받지도 말아야지. 우리는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각자의 길을 가다 잠깐 같이 걸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