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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2 2018-07-31 22:35:51 7
학창시절 추억의 수련회. [새창]
2018/07/31 15:40:40
근데 진짜 이해가 안되는게
...난 그때 왜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았지...?
1041 2018-07-31 22:33:01 2
아는 여동생 카카오톡 레전드.jpg [새창]
2018/07/31 12:17:16
재미있게 지내고 싶은 것과
사랑은 별개의 문제인 것.
1040 2018-07-31 22:17:01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가지, 상견례, 회사, 몰래, 꽃 [새창]
2018/07/31 17:43:30
목련꽃이 피었다.
하승수 일병의 눈이 저 멀리 가지에 달려있는 듯
바람이 불 때마다 눈이 함께 움직였다.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이렇듯

포성이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파주벌판에 눈이며 그을음이 듬성듬성한 때에도
기어이 목련꽃은 피고야 말았다.

하승수 병장의 눈이 목련나무 아래에서 구호품으로 나온 전투식량을 먹는 아이들에게 향했다.
부모는 어디로 갔을까? 고아일까?

누나인 듯한 아이가 동생에게 제가 먹던 숟가락으로 밥을 건네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다.
하승수 병장은 얼굴을 제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전쟁 직전 아무것도 모른 채 상견례 자리까지 갔던, 아내가 될 뻔 했던 선미는 이제 죽고 없었다.
그녀를 죽인 것은 사람이 아니라 외계생명체였다. 만약 이들이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녀와
지금쯤 아침을 먹으며 시시콜콜한 전기세 이야기 같은거나 하고 있었겠지. 하승수 병장은 그런
생각 뒤에 더욱 찾아오는 공허함을 달랠 길이 없어지고야 만 듯 얼굴을 양 무릎에 묻었다.

눈이 채 녹지도 않은 4월의 어느날 아침 우연히 발견한, 목련꽃 나무는 이제 하승수 병장에게
지난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라 강요하는 듯 했다.

'내게 찾아온 어떤 종류의 불행이 괴롭히더라도, 제 생명만은 돌아와 꽃피운다고 조롱하는거냐'

박성일 중사는 분대원들이 후퇴할 수 있도록 고폭탄을 가득 실은 전차를 조종해 기행체 무리로
뛰어들어 전사했다.
7군단 미사일사령부는 그가 속한 37사단과 수도사단에 잔류한 수 대의 장비를 포함한 소수병력을 위해 남은
현무 미사일을 모두 발사한 뒤 깊고 깊은 무선침묵에 빠졌다.
'살아만 와라. 살아만. 이것 너만 먹고.' 배급받은 크림빵을 품 속 깊은곳에 넣어주던 어머니는
그 때까지도 뒷짐 진 채 헛기침만 하던 아버지와 함께 한강 깊은 곳에 잠들었다.
모든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하승수 병장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흑...!"

기나긴 전쟁 끝에 찾아온 것은 평화가 아닌 고독과 공포였다. 선미는 세상에 없었고 그를 또 주변을
위해 모든것을 쏟아 낸 주변사람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때문에 모든것이 죽은 양.

전쟁은 끝났다. 그러니 나를 위해 죽어간 모든 이들을 만나 사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그 곳에 가야 한다고.
아주 짧은 고민 끝에 하승수 병장은 결론을 내렸다. 그는 천천히 총구를 턱 밑에 괴었다.

'따라가면 그만이니까요. 잘못은 저승에 가서 빌게요. 미안합니다.'

- 철컥

조정간 단발,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몇 몇의 국군과 인민군이 밥을 하고 전장을 정리하는 중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보는 비현실적인, 그러나 현실인 풍경을 음미했다.
아주 메스꺼운 포연과 간간히 바람에 실려오는 피비린내. 그것이 그가 보는 마지막 세상이였을테다.
방아쇠를 당기면 누군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들을 찾아 떠난 뒤에는 아무 소용도 없을 것.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남몰래 죽는다고 해도 방아쇠가 당겨진 이전에는 모를 것임이 분명했다.

"삼촌. 이거 같이 먹어."

마침내 그가 결심을 하고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넣으려 하는 순간이였다.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목련꽃 나무 아래 동생과 함께 전투식량을 먹던 아이들이 눈 앞에 와 있었다.

"...너희..."

"삼촌. 이거 맛있어. 초콜렛도 들어있어. 다 먹으면 초콜렛 먹을거야. 삼촌도 같이 먹어."

남을 살리기 위했지만 결국 모든것을 지키지 못하고 죽여버린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것을 살리기 위해 애쓰느라 수고했노라. 전투식량 얼기설기 묻은 그 수저가 눈앞에 들이밀어지는 순간
그는 또 한번 울음을 터뜨렸다. 회사. 회사였다. 사례합니다. 회사. 회사 드립니다. 눈망울은 그저 밥을 먹으라
말하고 있었지만 승수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지친 마음에 놓는 세상의 회사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눈망울이 마침내 그에게서 방아쇠를 멀리 떨어뜨려놓도록 만드는 순간
그는 아이들을 안고 서럽게 울었다.

영문도 모른 채 하승수 병장의 품에 안긴 아이는 어리둥절 한 듯이 말했다.

"배고프면 밥을 달라고 하면 돼. 왜 울어. 삼촌 바보같아."
1038 2018-07-30 15:25:40 0
견착의 중요성.gif [새창]
2018/07/29 15:52:15
험비같은건 한방에 주저앉겠네요. Bmp1 정도도 가능하려나
1037 2018-07-30 07:08:07 3
우리 서로 좋아하는 것들 이야기 해봐요. 저부터 시작할게요. [새창]
2018/07/29 22:15:52
좋아하는게 다들 많으시군요. 그런데 여자는 저도 좋아합니다.
문제는 없.
1036 2018-07-29 10:52:05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푸념, 허벅지, 도둑, 눈빛, 계단 [새창]
2018/07/28 17:56:07
살면서 지금까지 접해본 것이라고는 도서관에 있던 수많은 책과 종이 펜 따위의
것들 뿐이였다. 연설가이자 역사가로 진로를 정한 이상은 그렇게 살아왔다. 어렸을 때는
글쎄, 뭇 아이들처럼 재미로 빵을 훔치거나 다른 집 문을 두드리고 다니는 놀이를 했던
것은 기억나는데 술이나 담배를 접해 본 적은 없기에 주점거리의 험상궃은 상인들과
노동자들이 너무 무서웠다.

- 북서쪽 주점거리 끝 200미터 지점 흑마술 상점가, 오른쪽 기둥건물 4층

그는 몇 번이나 쪽지를 폈다 접었다 하며 일부러 그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주점거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잘못 눈이 마주친 노동자에게 비웃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눈을 마주쳐서 비웃음 당한게 아니라 그가 입고 있는
옷들 때문이였다.

수도 칼튼 1대학에서만 입을 수 있는 회색 로브와 황갈색 목도리, 금으로 된 학교뱃지는
누가봐도 공부는 깨나 할 지언정 이런데 올만한 모습은 아님이 분명했으니까.

"어머, 대학생오빠? 여긴 무슨 일이에요?"

"네?! 예?! 누구세요?!"

마틴은 화들짝 놀라 황급히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번 더 놀랐다.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가 가슴이 깊게 파인 야한 옷을 입고 생글생글 웃고있었다. 그 모습에 마틴은
시선을 황급히 돌리며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좋습니다! 오늘은 더우니 내일은 비가 올 것 같네요! 하! 핫! 하!"

"대학생? 칼튼 1대학? 어머. 오빠 공부 잘하는구나? 우리집에 와서 술 한잔 안할래요? 내가 따라줄게?"

"아닙니다! 술을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되어 학업에 지장이 있게 됩니다! 저는 알콜분해요소도 적어
빨리 취하... 아니, 그게 아니고요!"

여자는 미묘한 표정으로 마틴에게 천천히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흐응. 그렇구나. 빨리 취한다고요? 그럼 어때요? 빨리 취한다음에 내가 다른 즐거움을 줄 수도 있는데?"

그리고는 한껏 굳어있는 마틴에게 슬쩍 자신의 허벅지를 보여주었다.

"끄악! 아닙니다! 저는 아직 연애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일까지 과제를 내야 합니다!"

마틴은 고개를 숙여 황급히 인사한 뒤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자가
피식 웃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는 팔짱을 꼈다.

"흥. 저런놈이니까 책이랑 살지."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마신 여자는 마틴이 조금 귀엽다고 생각하는 듯 웃었다.

조금 이상한 여자와 엮이긴 했지만 마틴은 무사히 쪽지에 적힌 주소의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둑조합. 제국은 좀도둑이나 강도, 산적무리와 같은 자들을 잡아들여 회유와 협박 등을 통해 도둑길드를
창설하도록 했다. 그래서 제국이 대놓고 하지 못하는 음습한 임무를 이들에게 맡겼다. 예를들어 적국이나
외교국의 사신 암살이나 외교문서 강탈 같은 일. 첩보부가 행동할 수 있는 행동반경은 제한이 있었지만
도둑에게는 그런 것이 없었다. 말하자면 공무원 같은 존재였다. 이들은 제국의 음습한 임무를 해 주는 대신
자치권을 보장받아 어느정도의 행동보장을 받을 수 있었다.

말하자면 마틴은 지금 그 도둑소굴에 발을 들이는 셈이였다.

- 끼이...

"...실례합니다...?"

의외로 문이 쉽게 열리자 마틴은 당황했다. 도둑길드라서, 책에서 본 것처럼 문을 열려면 스핑크스가 나와
세가지 질문을 하던가 뭐 그런것들을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보통의 문이였기 때문이다. 문 안쪽은 습한 곰팡이 냄새와
조금씩 들어오는 햇볕에 먼지같은 것 그런 것들이 보였다.

"4층이라고?"

그는 의외로 높은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한 층 한층 걸어 올라갈때마다 흥겨운 바이올린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듯 했다.

- 넌 여기 왜 왔냐!

"히익!"

4층 계단 안쪽 문 입구에 가까워지자 누군가 외쳤다. 마틴은 화들짝 놀랐다.

- 히익이 이유냐?! 넌 누구냐! 왜 왔냐!

"아... 안녕하세요! 제라드 마틴입니다! 칼튼 1대학 소재 역사연구학과 4학년입니다! 로터스 브라이튼 교수님의 소개로 왔습니다!"

- 로터스 브라이튼?! 하! 들어오지마! 대학생이 여길 왜 와?! 우리 얼굴 보면 넌 오늘밤에 죽는다! 내려가!"

문 안쪽의 목소리가 엄포를 놓자 마틴은 겁내며 뒤돌아섰다.

"실... 실례했습니다! 얼굴 안봤으니 안죽이는거죠?!"

그렇게 말하며 줄행랑을 치려던 마틴은 멈칫 하더니 다시 뒤를 돌아 문 앞으로 가서 조용히 귀를 댔다.

- 아직 안갔냐?!

눈을 질끈, 그러다 다시 뜬 마틴이 용기를 내어 외쳤다.

"하지만 로터스 교수님께서 당신이 날 도와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 내가?! 널 왜?!

잠시 말이 없던 마틴이 말을 이었다.

"프란체 공화국으로 가는 배를 당신이 빌려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 뭐?!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젠장! 로터스 오라고 그래!

입술을 질끈, 마틴이 더 커진 목소리로 외쳤다.

"교수님은 어제 저녁 돌아가셨습니다!"

-...뭐?

"세번째 신의 자식을 각성시킬 열쇠가 교수님께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신과 두 번째 신이 제국군을 앞세워
가이아 행성을 완전히 집어삼킬 겁니다! 프란체 공화국으로 망명한 세번째 신의 자식을 찾아야 합니다. 문좀
열어주십쇼. 교수님은 첫 번째 신이 보낸 사자에게 살해를... 저는... 경찰에게 쫓기고... 있..."

마침내 마틴은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제국의 표적이 된 것 보다도 교수의 죽음이 더 슬펐기 때문이다.

- ...들어와. 얼굴은 보이겠지만 죽이진 않을테니.

오랜 침묵 끝에 문 너머의 목소리로부터 허락을 받아냈다. 마틴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문을 열었다.

"젠장. 이딴식의 푸념은 싫은데 말이야. 야! 바이올린 그만 연주해!"

마틴은 힘이 쭉 빠졌다. 걸걸한 목소리의 정체는 모아종족이였다. 아무리 커 봐야 인간남자의 무릎정도까지밖에 안되고,
동글동글한 솜뭉치에 가느다란 팔다리만 달려있는데 까만 눈 두개만 보이는 종족이였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것도
세 마리의 모아였다. 하나는 현을 잡고 하나는 활을 잡고 하나는 바이올린을 힘겹게 들고 있었다.

가늘고 까만 팔 다리를 허리(혹은 옆 가슴)에 올린 모아가 당당하게 말했다.

"난 귀엽지! 하지만 식칼을 들면 무서워지니 조심해라! 왜! 내가 귀여운건 나도 알아! 그래서 어쩌라고!"

"아뇨. 예... 그렇군요. 교수님이 말씀하셨어요! 귀엽게 생겨가지고 쌍욕을 입에 달고사는 친구가 있다더니 당신이군요?!"

"기어오르지마라! 일이야기를 해보자! 그리고... 로터스 이야기도..."

모아는 책상위에 턱 하고 앉았다. 어느새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모아 세 마리가 의자 하나를 힘겹게 들고 와 마틴의 뒤에 놔 두었다.
까만 콩같은 눈이 마틴을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1035 2018-07-29 09:29:44 48
부모가 네게 해준 건 어쩌면 그들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새창]
2018/07/28 13:56:44
그리고 가난해도 애 낳아도 된다 그사람들은 행복할 수도 있다 라고 하시는데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교육이나 편의등을 아이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부모도 자식도 정이라던가 소소한 행복에만 의지해 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너넨 애 낳지 말아라 라고 비웃는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환경적인 문제를 어느정도 해소하거나 거시적으로는 국가와 기업들이 그런 사람들이 더 생기지 않게 복지를 통한 도움을 주거나 일자리 환경의 개선을 해 나가도록 도와야겠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긴 합니다. 속도가 더디고 그 도움이 미미한 부분이 있어서 그렇죠.
1034 2018-07-29 09:25:41 1
부모가 네게 해준 건 어쩌면 그들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새창]
2018/07/28 13:56:44
음...? 그 사장이 그런 말을 했다는 말이였는데... 원댓님 보니 그 말이 생각나서요. 잊혀지지 않는다는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네요.
1033 2018-07-29 07:40:23 62
부모가 네게 해준 건 어쩌면 그들의 모든 것일지도 모른다 [새창]
2018/07/28 13:56:44
십이년 전 쯤인가 첫월급 받아서 치킨집에 갔는데...
뭐 다큐인가 그거 보면서 담배피우고 있는데 그 다큐의 내용이 가난한데 애 낳아서 뭐 애가 아프고...
그런 내용이였어요.
그런데 치킨집 사장이 그러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그 말이 안 잊혀져요.

"가난한 놈들끼리 만나서 애 낳으면 안돼. 애새끼는 무슨죄야. 돈이나 많아야 애 아파도 괜찮고 그러지
가난한 놈들은 애 아프면 어떻게 해줄 수도 없으면서 지들 좋자고 애낳고 그게 무슨 이기주의야."
1032 2018-07-28 21:31:45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신비, 선풍기, 바지, 숨소리, 솔직 [새창]
2018/07/27 17:38:56
안녕하세요. 제시어 중 두개만 완성했지만 외계인과의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참해지는 상황에 이를 지에 대한 분위기로 글을 전개해봤습니다. 사실 저는 위기뒤에 오는 햇살과 같이 희망적인 전개가 이루어지는 글을 좋아하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글만 쓸 수는 없으니까요.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1031 2018-07-28 12:49:07 38
인크레더블 2004년과 2018년 [새창]
2018/07/27 12:44:27
짱구도 20년 넘게 다섯살이잖아요
1030 2018-07-28 08:21:35 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신비, 선풍기, 바지, 숨소리, 솔직 [새창]
2018/07/27 17:38:56
바지

화성군의 공세는 멈출 줄 몰랐다. 시가지 전투에서 군과 경찰은 땅에서 끊임없이 솟아올라
움직이는 모든것을 먹어치우는 화성군을 상대하느라 진땀을 뺐다.
청진항으로 피난을 가는 경로는 두 가지였다. 육로를 통하던지, 해상길을 통하던지.
대부분의 사람은 육로를 택했지만 해안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해상길을 택하길 선호했다.
울산시청 소속 공무원들과 향토예비군을 포함한 군인 경찰들은 장생포 울산항에서 태화로터리를 지나
무거동까지 이어진 피난민의 행렬을 받아들이기 위해 삼일 밤낮을 교통통제에 힘썼다.
아이러니 하게도 무거동 이후로는 울산항으로 향하기 위한 피난민의 행렬을 찾기 힘들었다.
어제까지는 분명히 천상리까지도 그 행렬이 이어져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김완흠 경장이 조용히 생각을 하다, 생각을 하길 또 멈췄다. 죽거나 뒤졌겠지.
사람을 실어나를 배가 부족했다. 고봉준급 구형 LST선까지 동원해 피난민을 실어날라야 했지만
100톤짜리 어선조차 해상전선으로 투입되는 마당에 피난민의 존재는 그저 짐덩어리와 같을 뿐인 듯 했다.
어제 울산항에 입항한다던 LST선은 부산여객터미널로 회항했다. 통영 삼성중공업으로 예인되어
헬리캐리어로 개장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일부 시민들이 청천벽력과 같은 그 소식을 듣게되자
폭동을 일으키며 정부에 대한 비난과 욕설을 아끼지 않았다.

김완흠 경장은 또 생각했다. 전쟁이 끝나면, 누가 됐든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현 정부에 대한 욕을
엄청나게 하던지, 당선되면 현 정부에 관련된 군 인사들을 죄다 잡아 족치겠다는 공약을 걸던지 해야 한다고.

피난민들에게 제공된 배는 크고 튼튼한 LST가 아닌 바지선이였다. 만재배수량과 먼 바다에서의 조파저항으로 인한
선적물 아니 선적인원의 침수까지 고려해 몇 가지의 보강을 마친 바지선이였다. 그나마 이쪽은 사정이 좀
나았다. 4번 부두에 있는 바지선은 그냥 바지선에 불과했다. 조파저항이고 나발이고 뒤집어지면 그대로 다 뒤집어지는
배였다. 그나마도 없어서 못탔다. 사람들은 꾸역꾸역 바지선으로 몰려들었다.

- 따다다다당!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총소리가 들렸다. 또 다시 총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단발사격 두 발이였다.
김완흠 경장이 그곳으로 뛰어갔다. 가까운 곳이였다.

"이 씨팔... 이새끼들 다 태우면... 우리는 뭐 타고 가... 이새끼들 다 죽여버려! 그래야 우리가 살아!"

향토예비군 소속의 한 병사가 연기를 내뿜는 M4 소총을 손에 든 채 소리질렀다.

"총 내려 이새끼야!"

같은 부대 소속 현역 병사들이 그에게 수십개의 총구를 겨눴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총구의 사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비규환으로 내달렸다.

"너네도... 너네도 솔직히 그렇잖아. 얘네 다 죽여버리고 우리끼리 배 타고가면... 알잖아...? 전쟁중에는 누구나 죽어...
이새끼들 통제 안따라주니까 죽인거... 아냐? 나는 얘네들이 내 통제에 따르지 않아서 죽였다? 그런데 그거 아냐?
작년 여름에 출근해서 먹으려고 했던 아이스크림 그거 누가 먹었는지 아냐? 박차장 그 씨발새끼가!! 내껀데!!"

"닥쳐 병신아! 총 내려!"

"너네가 씨발! 보석바 쳐먹고 바밤바 받았을때 기분을 아냐고!"

- 꽝!

화성군 해귀류 기행체 하나가 부둣가에서 솟아올랐다. 알 수 없는 말을 피토하듯 외치던 그 병사는 해귀류의 거대한 지느러미에
짓이겨졌다.

"발포! 발포!"

급작스러운 상황이였지만 군인 포함 경찰들은 미친듯이 총을 쏴 대었다. 게중 항만출입소에 설치된 M92 대전차 미사일과
무반동총에서 불을 뿜었다. 아무리 거대한 해귀류 기행체라지만 대전차미사일에는 속수무책인 것 같았다. 머리의 반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해귀류는 줄행랑을 치듯 도망쳤다.

김완흠 경장은 자신이 뭔가를 지켰다는 생각에 안도하면서도 이걸로 시민들이 조금은 자신들에 대한 불신을
누그러뜨리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가진 채 시민들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
해귀류가 도망칠 때 까지만 해도 환호성을 지르거나 기뻐 울던 목소리들이 들렸는데, 그들을 웅성웅성 하며 점점 뒷걸음질 쳤다.
어떤 여자는 안고 있던 아이를 바닥에 던지다시피 하고 군중속으로 사라져 도망쳤다.

김완흠 경장이 날씨가 시원해 질 정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생각해 뒤를 돌아본 순간, 엄청나게 커다란,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해귀류가 울산항
앞바다를 뒤덮었은 장면을 보고야 말았다.

20분전에 출발한 수십척의 바지선과 예인선이 그들에게 통째로 먹히고 있었다. 사람이 후두두둑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소형 해귀류 기행체가 바다에 떨어진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호수공원 같은데 가면,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미친듯이 먹는 잉어의 모습과 같았다.
일련 그 비현실적인 모습에 군인과 경찰, 시민들은 모든것을 놓은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들은 사방좌우 할 것 없이 그들의 먹이가 되어갔다.
1029 2018-07-28 08:21:10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신비, 선풍기, 바지, 숨소리, 솔직 [새창]
2018/07/27 17:38:56
숨소리

한 차례의 핵공격이 광명시를 휩쓸었다.
화성군의 진화형 이족보행 기행체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불어나 경기도와 서울을
뒤덮을 기세가 되자 놀란 한국군 지휘부는 미군으로부터 양도받은 전술핵 미사일 두 발을
광명시와 평택항 일대에 발사한 것이다.

기행체는 엄청난 열에너지와 뒤따르는 후폭풍으로 전멸을 피할 수 없었다. 반사방판용 도료를 바르고 그 아래
방사방판을 장착해 전자기 장애에도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KF-46A/F block 22형 전폭기 두 대가 한차례 재래식
클러스터 폭탄을 지상에 투하하자 시뻘건 화염안에서 용암이 솟아오르듯 검은 구름과 불길이 치솟아올랐다.

저 안에서 살아남은 생명체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공군 21 비행단 소속의 전투기 두 대는 전과를
확인할 새도 없이 기수를 높이 들어 김천공항을 향해 틀었다. 성민철 소령의 HUD가 신경질적인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삑 삑 거리는 소리는 적기의 발사체 혹은 적기의 접근을 알리는 소리였다. 그런데 숫자가 미친듯이 불어나며
삑 삑 거리는 소리는 삐~ 하는 소리로 바뀌었다. 처음에 성민철 소령은 그것이 수많은 미사일인 줄 알았다.
그래서 있는대로 플레어를 발사했다.

그러나 경고음은 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꽝!

성민철 소령이 깜짝 놀라며 일순간 엄청난 폭음이 난 쪽을 돌아보았다. 황상훈 대위가 타고 있던 2번기였다.
황상훈 대위는 탈출한 것 같았다. 아뿔싸. 탈출을 하면 안 됐었다. 황상훈 대위는 차라리 전투기와 같이 터졌어야 했다.
성민철 소령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목표확대지시를 내렸다. HMD 한켠에 황상훈 대위의 모습이 확대되어 보였다.
방사능과 고열에 황상훈 대위는 거의 녹아내리는 듯 한 고통을 느끼며 바이저를 벗었다. 금세 화상에 얼굴이 흘러내리는 것이 보였다.
어딘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녹아내리는 얼굴을 미친듯이 긁어댔다. 성민철 소령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화면전환을 시도했다.
곧이어 자신이 미사일이라고 생각했던, 비행형 기행체 수십마리가 황상훈 대위의 팔과 다리를 잡아뜯어 먹었다.

성민철 소령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이제 HMD를 볼 필요도 없었다. 이미 슈퍼크루징 상태에 도달한 그의 전폭기를 앞지른
비행체 기행종 세 마리가 다섯개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꺆꺄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그의 전투기를 덮쳤다.
오른쪽 머리가 굉장히 아프다고 생각한 순간 그의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불타는 광명역 아래로 머리가 잘린 KF-46A/F 전폭기가 추락했다.
1028 2018-07-27 00:38:26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경기, 문서, 뇌, 모레, 운동장 [새창]
2018/07/25 18:32:50
여기는 세절기를 이용해 문서파기 경기가 열리고 있는 잠실운동장입니다.
김윤후 선수, 저번 시즌 세절기에 문서 대신 뇌를 갈아넣는 바람에 크게 다쳤지만
심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뇌 대신 우동사리를 넣은 채 경기를 계속 진행하는
부상투혼을 보여줬습니다. 아직 부상 후유증이 좀 있어서 가끔 올림픽대로에 주차를 하고
집까지 걸어간다고 하는데요. 다만 경기에 대한 열망만은 남아있어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박정민 선수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문서파기 경기에 이미 십오년 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여 그 저력을 과시하는 선수인데요.
다만 고령의 나이가 조금 걸립니다만 기지를 발휘하여 일본까지 가서 특별훈련을 받은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후쿠시마산 방사능 바닷물을 말려 만든 소금으로 간을 한 콩나물국을 매일 마시며
팔 두 개를 더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경기 규정상 신체부위를 더 붙이는 것에 대한
것은 규정상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서도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우승후보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모레 열리는 결승전에서 눈 하나가 더 생겨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박정민 선수의 우승은 확실시 될 듯 합니다.

휘슬 울립니다.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박정민 선수의 선제공격.
역시 네 개의 팔을 이용해 빠르게 세절기에 문서를 집어넣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저 문서
뭔가 이상한데요?

예. 박정민선수는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선산 소유권이 있는 전답문서와 집문서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김윤후 선수가 자동차 계약서와 학자금대출 문서를 준비해 온 것과 비교하면 더욱 결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아. 당황스럽습니다. 집문서를 세절기에 갈아넣는 순간 한 노인이 지팡이를 들고 경기장으로 뛰어듭니다.
심판이 제지하지만... 저런, 지팡이로 박정민 선수를 구타하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어 이게 뭐죠?
박정민 선수 노인을 거꾸로 들쳐메고 그대로 세절기에 갈아버리는데요? 잠시 경기 중단을 알리는 휘슬이
울립니다. 박정민 선수가 갈아버린 노인은 집안 종가 어르신이라는군요. 심판들이 뭔가를 이야기합니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판, 판정합니다. 박정민 선수 옐로카드. 문서가 아닌 사람을 갈아넣는
행위는 경고를 받을만 하죠 네. 한번 더 옐로카드를 받게 되면 이번시즌 박정민선수는 자동으로 탈락하게
됩니다. 스포츠에 개인 감정을 쏟는 것은 진정한 스포츠정신으로 볼 수가 없습니다.
이번 옐로카드를 계기로 문서파쇄 선수들의 스포츠정신이 한층 더 강화되길 빕니다.
광고 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기는 잠실운동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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