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저 책이 있습니다. 결론을 '작가가 여혐됨' 이라고 하기엔 저 책의 의도를 후려치기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레즈비언 백인 여성운동가가 남성이 되어서 남성들만 허용되는 사창가, 수도원, 단체상담치료 등에 참여하면서 여성으로선 경험할 수 없는 남성들의 의사소통방식,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남성스러움에 고통받는 남성들의 속내-그러나 여성에겐 공감받지 못 하기에 남성들 사이에서만 조용하고 부끄럽게 공감하는 부분들을 풀어냅니다. 프로젝트 말기엔 위장 삶의 부담과 여러 이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끝납니다.
이 책의 포인트는 여혐이 아니라 이 제도속에서 고통받는것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이며, 그를 옹호하거나 편을들어 싸우는게 아닌 담담한 경험고백으로 상대성별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을 일깨워줍니다.
'남자는 가해자' 프레임을 '남자도 피해자'로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러나 '남자도 (여자에 의한) 피해자' 가 아닌 '남자도 (사회제도와 관습적 성 역할의) 피해자' 가 요점입니다. 당연히 작가는 여성도 피해자라 생각하죠. 그러나 남성에 의한 것이 아닌 사회제도와 관습에 의한 피해자입니다. 성 대립과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상대 성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애초에 작가는 급진페미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가해자!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급진페미를 주장하며 여성우월주의가 페미니즘이라 생각하고 여론조성하는 워/메와는 딴판이죠. 그게 정상입니다.)
어쨌든, 남성이 우리도 힘들다 하는 것 보다 여성이 직접 경험하며 이래서 힘들구나 하는 부분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남성으로서 너무나 당연해서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이 작가의 눈에는 이렇게 보였구나 싶은것도 많고, 미국 남성사회는 이런 압력들이 있구나 알게되는 재미있는 책 입니다. 인터넷에서 단순 여혐책!이라 분류하는건 작가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