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3
2018-04-09 20:04:13
2
-따악
사신의 발소리가 저러할까?
-따악
이미 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저항하고, 또 저항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하고 또 집중했지만 결국 때는 오는법.
누구나 맞이하는, 하지만 제발 나 만큼은 피해갈 수 있기를 바라고 바라마지 않던 시간이 되었다.
-따악
"......"
사신의 마지막 발소리에 나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있었다.
어느새 백발이 된 내 기력은 저 어린 꼬마놈의 발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떨어졌고,
평생을 함께했던 돌은 이 만치 무거워졌음을.
그럼에도 먼저 떠난 이들의 희망이 되고싶었는지 나는 끝까지 반면위를 떠나지 못했다.
"사형수의 역할을 맡겨서 미안하구나."
"......죄송합니다. 선생님."
죄송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삐걱대는 무릎을 일으켰다.
그래도 할 만큼은 했다고 생각한다.
몇번이나 타이틀을 따 냈고, 저기 울먹이고 있는 영감들을 보니 나의 인생은 썩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미련이 남는지 주머니속에 남겨놓은 흑돌과 백돌을 쓰다듬었다.
그저-
그저-
쓰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