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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11: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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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이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점심시간에는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는데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언니 어제 XX정보통 봤어?"
"왜? 뭐 재밌는거라도 나왔니?"
"어머- 어머- 언니 어제 안봤구나. 언니 요즘에 피곤하다고 했잖아? 그게 다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거래."
"면역력?"
"그래- 면역력. 근데 저게 면역력에 그렇게 좋데."
"저거라니?"
"저기 저거. 화분이라고 했지?"
"비폴렌? 그게 XX정보통에 나왔어?"
"응."
"어머- 어머- 그래서 저렇게 많이 나가는 거구나!"
지난주부터 저 상품이 엄청나게 들어오긴 했다.
무겁기도 더럽게 무거운데 거의 20빠렛트는 포장한 것같다.
"언니도 저거 하나 먹어봐. 어제 XX정보통 교수가 그러는데 부작용도 거의 없고, 피부미용에도 엄청 좋데."
"그래? 근데 비싸지 않을까?"
물론 비싸다. 특히 우리 창고에 들어와있는 저 상품은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하루 일당이 그대로 날아갈것이다.
"이반장님~"
아우- 결국 나한테 물어보러 오는구나.
"저기 화분은 얼마나 하는거야?"
"비싸요- 이모님 하루 일하시면 저거 하나 사겠네요."
"어머- 어머- 그렇게 비싸."
"에이 그러면 안되겠다."
아줌마들이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항상 시끄럽지만 그래도 오랜시간 함께 일한 아줌마들이었기에 그 모습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졌다.
"에휴- 저쪽에 있는거 하나씩 가져가세요."
"어머- 그래도 돼?"
"저쪽에 있는건 포장이 잘못되서 상품으로 못나가요. 그러니까 사장님 몰래 가져가세요."
"정말 그래도 돼?"
"어차피 팔지도 못하는거 일하는 사람이 쫌 가져가면 어때요."
"사장님한테 걸리면 이반장님이 줬다고 할거야~"
"네- 네- 사장님한테는 제가 말씀 드릴테니까 챙겨드릴때 가져가세요."
"호호호- 내가 이래서 이반장님을 좋아한다니까~"
"고마워 이반장님~ 잘됐다 언니."
아줌마들이 기분이 좋아졌는지 콧소리를 내며 웃었다.
손에 상품 하나씩을 가지고 다시 휴개실로 걸음을 옮겼다.
이제 좀 조용히 좀 해주려나?
"언니- 어제 연속극 봤어?"
"왜? 뭐 재밌는 장면이라도 있었니?"
"어머- 어머- 언니 어제 안봤구나."
아-
또 시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