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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02: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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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실험실마다, 연구분야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저희 실험실의 경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볼게요ㅎㅎ
사실 연구라는게 정말 단순하게 이야기 해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거나 어떠한 현상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점을 논문으로서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그 논문을 읽게되는 수많은 사람들을 확실한 증거로 설득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합동연구가 필요로 하게 되는데요
어떠한 명제를 증명하기 위한 '확실한 증거' 를 위해서는 혼자, 또는 한 실험실에서 가능한 실험 방법 뿐 아니라
다른 실험실 또는 다른 대학에 있는 시설이나 기구들을 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싱크로트론 x-ray 같은거죠.)
실험을 주도하는 (논문에는 제1저자로 이름이 들어가는) 연구자 A 가 '새로운 실험을 위해 coworker가 필요하다.' 라는 결정을 내렸다면 일단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 그 시설관리자 혹은 연구자에게 연락하는 것입니다. 두번째에는 연구지도자(교수님)을 통해 연락하는 방법이 있구요.
연락을 받은 연구자 B 는 이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 연구인지, 이 실험이 실제로 가능한 실험인지, 내 가용시간과 실험에 필요한 시간은 알맞는지 등등 이 실험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A에게 다시 연락을 줍니다. 이 과정에서 위에 말했던 두가지 연락방법 중에 두번째 방법이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죠.
B가 이 실험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턴 이제 A와 B간의 연락이 지속됩니다. 메일, 오프라인 미팅 등등 이렇게 저렇게 주고 받다가 실제로 미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샘플만 퀵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고요.
실험이 성공적이어서 논문을 정리할 때가 되면 미팅, 스카이프, 메일을 통해 실제로 manuscript 및 supplement를 주고받으며 논문을 정리하게 됩니다.
논문을 정리하는 방법도 사실 다양해서 이렇다저렇다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제가 선호하는 방식은 주저자의 전공분야가 아닌 부분은 coworker가 쓰고 나머지부분은 모두 주저자가 쓴 뒤에 coworker에게 확인을 받는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제1저자가 논문의 credit을 거의 다 가져가는 만큼 고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최종적으로 모두 마무리가 되면 저자 순번을 정하는데요. 사실 이 과정이 가장 민감하고 교수님들간의 정치, 대학원생들간의 눈치 등등이 많이 엮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자 순을 먼저 정해놓고 가는 실험실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