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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8 2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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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마음이라는게 진짜 그런건지...뭐든 못해준게 더 크게 기억에 남고 챙겨주고 싶고 그런가보더군요...
울 집이 어릴때 진짜 찢어지게 가난했었던터라 어린이날 문방구에 파는 1~2천원짜리 짝퉁 장난감도 못사주실 정도로 여건이 어려웠었다함..
난 어릴때라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뭐 그런거 생각조차 없었는지 어느날 로봇 장난감이 가지고 싶어서 때를씀...
사실 집에 티비도 없어서 유행하는게 뭔지도 몰랐었는데 길가다보면 아이들이 하나씩은 들고다니던 로봇장난감이 너무 가지고 싶었었는지 며칠을 울었다함...
구체적으로 뭐가 가지고 싶다도 아니고 그냥 장난감..
하루는 아버지가 늦은밤 퇴근하시면서 한손에 로봇..
아니 기억해보면 합체로봇의 한쪽 다리 쯤...같은 그런 장난감을 가지고 오셨던적이 있음..
커서 생각해보면 포장도 안되어있고 뭔가 합체가 가능할듯한데 싶기도 하고...특히나 한쪽 뿔이 부러져있었던점등을 생각해보면
직장동료한테 받아오신거 같았던...
그때 난 그냥 마냥 이것도 로봇 장난감이라고 좋다고 실실거리며 가지고 놀았었던게
뭔가 좀...
미안함..
여튼 그 뒤로도 쭉 살기 어려웠는데 어느날 아버지가 장기 해외출장을 가시게 됨...
역시나 이 또한 돈때문이었을테지만 여튼 제가 초등학생때 가셔서 중학교 2학년이 되서야 돌아오셨음..
그때 뭐 스마트폰이 있었나..컴퓨터가 있었나....당연히 이메일같은거도 없었고..전화도 큰맘먹고 해야해서
결국 연락수단이라고는 오고가는데 한달은 기본으로 걸리던 편지 주고받는거밖에 안됐었음.
사진찍고 살 정도의 여유도 없었던터라 내가 커가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같이 못보내드렸었고....
내가 초등학생때 외국가셨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가족사진의 나는 여전히 초등학생이었나봄..
한국 돌아오실때 장난감을 사오셨더라구요....
중학생 되서 수염도 나고 사춘기도 오고 아버지 만큼 커있는 아들놈 앞에서 짐 풀면서 나오는 장난감을 보고 머쓱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그래도 그때 난 눈치라는게 있었는지 이거 나 주는거죠? 하면서 좋다고 챙겨서 포장풀고 제일 잘 보이는곳에 장식해두고 했었는데..
그때부터 든생각이 부모님 마음에 자식에게 뭔갈 못사준다는게 그렇게 크게 남는건가 했던...
어릴때부터 조립하는 장난감 같은걸 좋아했었고 용돈모아서 문방구같은데서 파는 몇천원짜리 조립 장난감같은거 사서 조립하고 그런걸 좋아했었는데 그때 이후로 그게 내맘속에 꽤나 슬픔으로 자리잡았는지 그런거 사는걸 일절 그만두게됨..
그러다 다시 살만해지고 나도 나먹고 살만큼 돈 벌게 되고 그러니까
내돈주고 취미로 키덜트 같은걸 사모으게 됐는데
아버지는 간간히 그때 생각이 나는지 뭐라 안하심...
평생 알뜰하게 살아오셨던터라 허튼데 돈쓴다고 뭐라하실만 한데
내가 취미로 뭐 사고 그러는건 뭐라 안하시고 가족들이 뭐라하면 이거 좋은거라고 비싼거라고 커버도 처주시는게
문득 그때 그 일련의 일들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문득 이 내용보니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