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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3 0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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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만,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1년 정도.. 매일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 외에도 몇 가지 치명적인 일들이 겹쳤던지라...
결국 지금은 오래 했던 일도 그만두고, 사람들도 많이 끊고, 멀리 이사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전에도 자살 시도하는 분들을 비웃거나 가볍게 여긴진 않았지만
이해하진 못했었는데, 막상 제 입장이 돼 보니, 그렇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더군요.
그냥, 더 이상 하고 싶은 게 없는겁니다.
숨을 쉬고 살아있는 모든 것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매일 자살 방법을 생각했고, 시뮬레이트 했습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음독? 자해? 투신? 사고? 지나치게 오래걸리고 고통스러우며 실패 확률이 높고, 주변인과 가족에 민폐를 끼칩니다.
한두가지 방법으로 추려졌을때,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살아있다면 좀 더 즐거운 일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최종 실행에 옮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에 이어 저까지 잘못되면 동생이 견디지 못할거란 걱정도 한몫 했습니다.
자살의 반대말이 살자 라는 개같은 말장난이나, 자살할 각오로 못 이뤄낼게 없다는 말, 정말 무례하고 폭력적입니다.
자살을 예고하는건 '잡아달라'는 말이라는 해석? 글쎄요 그런 사람들도 있나보죠.
그런데 제 경우엔, 앞서 언급한 제 동생처럼, 주변인들이 충격받을까봐
혹시라도 '내가 신경쓰지 못해서'라고 자책하는 이가 있을까봐,
조금 뜬금없이 미리 인사를 해두는 것 뿐입니다. 그동안 고마웠다고요.
이후로는 주변에서 자살 생각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줍니다.
"뛰어내리겠다고? 그거 얼마나 아픈지 아니? 떨어지는동안 후회와 공포가 몰려오는데 그 시간이 억겁처럼 느껴질거다.
그리고 지면에 충돌하는 강도는, 네 무게와 떨어진 높이, 그리고 그 가속도.. 내가 이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계산은 못하겠지만
최고속도로 달려오는 덤프트럭에, 치이는 정도가 아니라 꽉 짜부된다 생각해봐. 그리고 바로 죽지도 못해, 온몸이 으스러진 그 고통 느끼면서 천천히 숨이 끊어질거야.
농약? 야... 인터넷에서 시골의사 그라목손 한번 검색해봐라. 폐가 섬유화되면서 딱딱하게 굳어가는동안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는거야.
한 이틀 걸린단다. 그리고 분명히 발견돼서 병원으로 가. 살리지도 못하면서 병원비만 엄청나게 나와. 동맥 끊는것도 마찬가지고.
(이런식으로, 떠올리는 모든 방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줌. 그리고 나서)
일단 여행 한번 다녀오자. 아무도 모르는데서, 처음보는 거리를 좀 헤매고, 처음 먹는거 먹어보고.
오늘, 내일, 하루만 더 살아봐. 분명히 좋은 일도 생길거니까."
그리고 저도, 이제는 하고싶은 일만 하고 살려고 합니다.
물론 저같은 경우만 있는건 아니겠지만 말이죠. 당사자가 돼 보기 전엔 모릅니다. 이해도 공감도 어렵죠.
그렇다고 대충 주워들은 말로, 어림짐작으로 함부로 말씀하시는 분 안계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