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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8 01: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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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후반부에는 괜찮은데, 초반부에 '~했는데, ~했고, ~했다.'식의 문장이 너무 많네요.
'4월이었고, 티비에서는 십몇년만에 내리는 4월의 눈이라며 떠들어댔다.'
이런 문장에서 4월이라는 정보가 두 번씩 반복되죠. 앞에 4월이었고,는 그냥 없애버려도 돼요.
'했고, 했다'체는 '했다+그리고'잖아요? 그리고 같은 접속사를 많이 쓰면 안 좋습니다. '그리고'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에요. 글 초반부에 나타나는 ~했고, ~했다 문장 대부분이 '했고,'를 그냥 '했다.'로 고쳐버리고 새로 만들어도 괜찮은 문장들이에요.
'나는 거리공연중이었고, 내가 앉아있는 벤치 앞의 거리는 형형색색의 우산들로 가득했다.'
같은 경우에도, 거리 공연중인 것과 거리가 우산들로 가득한 것은 별 관련이 없죠. 굳이 연결할 필요가 없는 두 문장이 연결돼서 문장이 늘어지는 느낌을 줘요.
거리 공연중이었다. 내가 앉아있는 벤치 앞의 거리는 형형색색의 우산들로 가득했다. 이렇게 나눠서 써도 괜찮아요.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있었다'체가 너무 많아요. '있었다'는 정적인 느낌을 줘서 문장의 역동성을 해칩니다. 실제로 작가들도 많이 피하는 문체에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내 손 끝은 얼어 있었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좋았다.'
같은 문장을 '여전히 눈이 내렸고, 내 손 끝은 얼어 붙었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좋았다.' 식으로 고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