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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2 13: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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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후배 중에 청진에서 온 애가 있음.
오빠가 먼저 탈북함.
몇년 뒤에, 학교에 갔다오니 낯선 사람이 집에 와 있음.
오빠가 기다리고 있으니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섬.
며칠을 이동해서 오빠를 만나고 나서야
자기가 압록강 건너 중국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됨.
한국으로 가자는 오빠에게
부모님께 말씀 못 드리고 와서 걱정하실 거라며
돌아가서 말씀 드리고 함께 오겠다고 함.
다시 압록강을 건너 청진으로 돌아옴.
왔다갔다 대략 1주일 정도 걸림.
부모님께 오빠 만난 사실을 말씀 드렸더니
다같이 가는 건 위험하니 혼자 가라고 하심.
몇달 후에 브로커가 다시 와서 혼자 따라 나섬.
이전과 같이 중국에서 오빠를 다시 만남.
오빠가 부모님을 꼭 모셔와야 한다고 해서 다시 돌아옴.
몇달 동안 부모님을 설득했지만 부모님이 거부함.
브로커가 다시 와서 또 따라 나섬.
오빠 만나서 바로 주중 한국대사관으로 감.
지금은 한국에서 결혼해서 고딩, 중딩 아이들 키우면서
아주 잘 살고 있음.
탈북민 스토리 중에 이렇게 허무하고 웃긴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음.
출신 성분도 좋았던 애임.
당일꾼, 그러니까 조선노동당 간부 양성 학교에 다녔음.
그 학교 졸업하면 당 간부로 인생이 보장되는 거임.
출신 성분이 좋으니 자녀들이 탈북을 해도
부모님은 큰 타격 없이 청진에서 잘 살고 계신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