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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 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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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획기적으로 바꿀 아이디어나 자신이 없으면
미군이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하기라도 하면 됨.
2차대전 이후 끊임없이 전쟁만 한 나라라서
그동안 쌓인 노하우가 무궁무진함.
근데, 뭔놈의 똥배짱인지 따라하는 것도 제대로 안 함.
내가 해군출신이라고 부심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한국 해군은 미해군 따라쟁이라고 세계적으로 놀림 받았음.
미해군이 하는 건 좋아보이는 건 다 따라했음.
연합훈련도 각종 구실을 갖다 붙여서
거의 분기마다 한번 이상씩 했음.
연합훈련 하면 서로서로 옵저버와 수퍼바이저를 파견함.
우리 훈련하는 거 24시간 쫓아다니면서
죄다 관찰하고 일일이 기록함.
훈련 끝나고 강평할 때, 좀이라도 부족한 게 있으면
미군측 수퍼바이저가 엄청 신랄하게 까댐.
영어 잘 못하는 내가 들어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까댐.
내가 들었던 가장 심한 말은
“우리는 늬들 보모가 아니다.
우리는 적과 싸우기 위해 여기에 왔지
늬들 보호해주려고 온 게 아니다.
그딴식으로 할 거면 참치나 잡으러 다녀라.
내가 비싸게 사주겠다.” 였음.
6m 파도 치는 상황에서 미해군 항모 엔터프라이즈랑 훈련 때였음.
파고가 너무 높아서 훈련 못 뛰겠다고 하니까
미군측 훈련단장으로부터
“한국해군은 이래서 안 돼”라는 답변이 왔음.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그 파도 맞아가면서 훈련 다 뛰었음.
우리 해군은 몇십년을 그렇게 자존심 굽히고 욕 먹어가며 보냈음.
그리고 그 결과, 우리 림팩전단장이 원정강습단장으로
8개국 함정 13척과 9개국 해병 1,000명을 지휘하게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