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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3 1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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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ination과 반복훈련이 진짜 중요함.
군생활 5년 6개월 중 4년 6개월 배 타면서
진짜 징글징글하게 많이 한 훈련이
소화, 방수, 부상자 구호 같은 damage control이었음.
워낙 오랫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반복해서 하다 보니까
몸에 완전히 배어버려서
지금도 불을 보면 소화기 들고 불 난 쪽으로 뛰어감.
액션영화에서 주인공이 낯선곳에 갔을 때
여기저기 위험한 거 확인하고 탈출 경로 확인하듯이
소화기나 소화전 위치, 갯수 같은 거 확인하게 됨.
길 가다 쓰러지거나 다친 사람을 보면
남들 어떡해 어떡해 하고 있는 동안
나는 이미 초기 조치를 하고 있음.
머릿속으로 생각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몸이 반응함.
주변에서 폭발 소리가 들리면
남들은 반대 방향으로 몸을 웅크리는데,
나는 움찔 하면서도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고 있음.
빨리 보고 판단하고 조치해야 하니까…
그렇게 해서 사람도 서넛 살리고 불도 몇번 껐음.
특히 모 자동차 대기업 부회장 목숨도 살렸음.
군 출신 특채로 얼떨결에 경호 업무를 하게 됐는데,
어느날 칼 들고 난입하는 괴한을 몸으로 밀쳐냈음.
고기 썰 때나 쓸 것 같은 칼을 들고 덤비는데,
무섭다거나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이미 몸이 반응해버려서, 정신 차려보니
괴한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음.
그날 이후로 부회장이 나만 보면 내 허리를 꼭 껴안고 다녔음.
이양반 키가 워낙 작아서 어깨동무를 못하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