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3
2021-02-21 17: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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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엔
식물이 열매 맺는 것은 신과 하늘의 뜻이었습니다.
인간이 그 때를 조절할 수 없는 일이었죠.
따라서 ‘무화과의 철’이든 ‘무화과의 때’이든
모두 신의 시간이고 하늘의 시간입니다.
온실을 이용해 때의 구분 없이
사시사철 언제든 원하는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지금 기준으로 해석하면
님처럼 ‘카이로스’니 ‘크로노스’니 하면서
쓸데 없는 해석을 하게 되는 겁니다.
농부가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며 하늘에 가도하고,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것,
어부가 출항전에 하늘에 기도하는 것 등
모두 ‘수확’이 ‘하늘의 뜻’에 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카이로스’는 님의 해석처럼
거창한 무슨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고대인들 기준으론 당연한 단어 선택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