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장 나가면 현지 노동자들한테 박수 받음. 현장 돌아가는 거 이것저것 챙기고 어슬렁 거리다가 눈에 거슬리는 게 있어서 후딱 해치우고 나면 현지인들이 신기하기 처다봄. 지들이 ‘보스’라고 부르는 사람이 직접 뭔갈 하는게 신기한 가 봄. 한번은 수도 펌프에서 물이 새고 있는게 거슬려서 고무밴드로 꽁꽁 싸매서 임시조치 해놨더니 현지인들이 지켜보고 있다가 박수 침. 땅 좀 파라고 시켜놨더니 30분이면 팔 걸 둘이서 오전 내내 파고도 1/3도 못 팜. 복장 터져서 삽 뺏어들고 30분도 안 돼서 팠더니 지켜보던 현지인들이 박수 침. 근데, 우리 직원들은 나한테 일 안 한다고 엄청 뭐라고 함.
노가다 회사에서 월급 받는 사람으로서, 두번째 편지를 받는다면, 회사에 보고하고 발주처 설득해서 공사 미룹니다. 첫번째 편지를 받는다면, 더욱더 가열차게 공사 진행할 겁니다. 욕이 배 뚫고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어린놈한테 욕 먹은 거 침 한 번 퉤! 뱉고 할 일 하렵니다.
차범근 현역시절 활약을 직접 보면서 자란 축복 받은 아재입니다. 당시 분데스리가 경기를 가끔 방송에서 보여줬는데, (녹화방송인지 중계방송인지는 모르겠네요) 덩치가 산 만한 코쟁이들의 거친 태클과 몸싸움에도 끄떡 없이 공을 몰고 가서 기어이 골을 넣는 차범근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국가대표 경기 때는 거의 차범근 혼자 뛰어디녔어요. A매치 때 캐스터나 해설자의 단골 멘트가 “오늘도 결국 체격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군요.” “체격의 차이를 정신력으로 극복하면 됩니다.”였어요. 그 때, 운동장에서는 차범근이 덩치 큰 외국인 선수들을 몸싸움으로 자빠뜨리고 다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