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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16: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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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이나 제삿상에 기름기 있는 음식 올리는 게 아님.
유교라고는 장유유서 밖에 모르던 가짜 양반들이
자기의 부를 과시하려고 불교식, 유교식 할 거 없이
이것저것 막 갖다 붙여서 최대한 화려하게 상차림을 했던 거임.
그러니까, 명절이나 제사 때 기름으로 전 부치고 읹아 있으면
“난 근본 없는 상놈 집안이오”하고 홍보하는 거임.
‘홍동백서’라는 말도 원래 유교식 예법엔 없는 말임.
일본 역사에 원평합전(源平合戦, 겐페이캇센)이란 게 있음.
조정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원(源, 미나모토)씨와
평(平, 다이라)씨가 서로 싸운 전쟁인데,
여기서 원씨가 승리하면서 가마쿠라 막부 시대를 열게 됨.
이 전쟁에서 원씨는 하얀 깃발, 평씨는 빨간 깃발을 들고 싸웠음.
여기서 유래한 게 유명한 ‘홍백가합전’임.
일본에서는 지금도 대결관계, 대립관계 등을 홍과 백으로 비유함.
당구장에 가면 ‘겐페이(겐뻬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편을 갈라 서로 대결하는 거임.
원평합전(겐페이캇센)에서 유래한 말로
실제 일본인들도 그런 뜻으로 쓰고 있음.
바로 이 홍백관계에서 홍동백서가 유래했다고 함.
유래야 어찌 됐든 전통 예법도 아닌 걸로
서로 스트레스 주거나 받지 말고
조상님이 좋아하시던 음식으로 간소하게 차리는 게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