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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15: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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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미식가라고 자부하던 새끼가 있었음.
친구네 사장이었는데,
늘 “끝내주게 맛있는 데”가 있다며 우리를 인도했음.
근데, 막상 먹어보면 그냥 맛있는 정도지
끝내주기까지 한 건 아니었음.
그래도 늘 깔끔한 수트 차림에 신사인 척 위선을 떨던 사람이
끝내주게 맛있다며 게걸스럽게 흡입하는 앞에서
그저 그렇다고 하기엔 미안해서 맛있다고 했었음.
그런데, 이새끼가 맛알못인 걸 알게 된 결정적 사건이 있었음.
그날도 끝내주게 괜찮은 호프집엘 같이 갔음.
안주로 모둠튀김을 시켰음.
구성도 굉장히 좋았고, 양이 어마어마했음.
“거봐. 끝내주지?”하면서 만면에 득의양양한 웃음을 띄었음.
그런데, 튀김을 한입 딱 넣는 순간,
기름 쩐내가 말도 못하게 났음.
오래된 기름에 튀겼거나 튀긴지 오래된 거
묵혀뒀다 재벌해서 나온 게 분명했음.
끝내주는 튀김 안주를 안 먹고 팝콘만 먹고 있으니
그새끼가 왜 안 먹냐고 물어봄.
기름 쩐내가 나서 못 먹겠다고 했더니
사람을 미각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 취급함.
자존심 상해서 부글부글하고 있는데,
일행 중 한명이 사실 냄새가 좀 나긴 난다고 함.
그래도 그새낀 끝까지 인정을 안 함.
주인 불렀음.
튀김에서 냄새 난다고 했더니 주인이 냄새를 맡아보곤
죄송하다고, 버리려고 모아뒀던 걸
직원들이 잘못 내 드린 것 같다며 사과하고 다시 해다줬음.
그제서야 자기가 원래는 이런 거에 예민한 사람인데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느낀 것 같다는 핑계를 댐.
그날 그새끼가 맛알못이란 걸 확실히 알게 됐음.
그새끼는 그냥 사람들 많은 곳은 다 맛집인 줄 알고 살던 놈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