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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18: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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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방향성'에 대해서 황교익씨 말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현상에 대해 음식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건 맛 칼럼리스트로써 당연한 도구일뿐이죠.
음식의 대한 인식이나 좋은 음식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어쨌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떼어놓을수 없는 '식사'라는것이, 단순히 '기회비용'으로 처리되고, '좋은 음식이 뭐냐, 너가 정한거냐' 정도로 치부되는게 안타까운거겠죠.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그리고 우리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것에 동의하신다면,
'왜' 밥먹는 것이 기회비용으로 처리되어야 하는지? 에 대한 성토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시간이 아까워서, 귀찮아서, 더 좋아하는것을 위해서-에서 기회비용으로써 식사를 포기하는 요소들이 진정 '좋은' 것들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겠네요. 뭐 좋아하는 것을 위해- 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것입니다. 하지만 그 '좋아 하는 것' 들이, 무엇에 의해 비롯되는지- 일? 과도한 경쟁사회? 게임? 자존감을 보장해주지 않는 계급 사회의 반작용?- 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하는것이구요. '기회비용'이라는 편리한 자본주의 용어로 함축되기에는 넘어가야 할 주제들이 많아 보이는군요.
그 다음으로 좋은 음식에 대한 정의를 왜 너가 내려? 라고 평하기 전에, '너는 그런게 좋은 음식이라고 정의 하겠지만 난 이게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 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방향이 아닐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견해를 말하고, 단순히 TV에서 '여기가 맛집이에요' 라고 속편하게 결론을 내려주는게 아닌, 각자의 입맛과 취향대로 더 다양한 음식을 권할 수 있는 사회. 그렇게 '좋은 음식'에 대해 새로운 정의가 내려지려면 그만큼 음식에 대한 경험이 많이야 하는데, 현재 사회가 사람들이 '더 많은 음식'들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요? 현재의 '식사는 기회비용일 뿐이다'라는 평 아래에서?
황교익씨는 맛 칼럼리스트이지, 사회학자가 아니기에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에서 그냥 보이는 것을 이야기 했을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는 누가 '결론'을 내려주는게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 각자가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황교익씨는 그 화두를 던진 것이구요.
맛 칼럼리스트라는 지위 안에서, 이렇게 사람들에게 이야기되고 생각하게 만들어 '각자의 답을 찾게 하는 상황'을 만들어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