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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5 14: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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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생물학/진화심리학에서 다루는 성선택 이론의 기본적인 가설 중의 하나인데요,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진화생물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성기가 클 수록 더 매력적이다'가 아니라 '우리는 수컷 성기가 커서 더 잘 번식한 조상의 자손들이다'라는 점이예요. 이 둘은 과학적인 의미가 좀 다른 명제이고요.
일례로 포유류 수컷의 고환 크기는 테스토스테론이나 정자 생산능력의 척도인데요, 인간 종의 경우에는 고릴라나 오랑우탕에 비해서 비례적으로 훨씬 크지만, 침팬지나 보노보 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또한 영장류 암컷의 유방 크기로 비교하자면, 인간은 다른 유인원들보다 월등히 큰 유방크기를 갖고 있고요. 진화심리학에서는 이런 사실들을 이성에게 자신의 성적 재생산 능력을 표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발달된 기관이라고 설명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성기 크기'라는 특징이 성선택의 결정적인 팩터냐, 그건 또 아닙니다. 다른 이야기도 나와야 합니다. 수컷으로 따지자면, 고환 크기나 성기 크기 같은 생물학적 생산 능력 뿐만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체격, 운동능력, 지능, 지식 등), 가족에 대해 얼마나 지원이 지속될 수 있는지(재산, 직위, 권력 등), 얼마나 안전한 관계가 지속 가능한지(감성, 애정, 비폭력적 특성, 의사소통 능력 등)의 다양한 팩터들 또한 인간 진화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암컷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인 '남성 성기크기의 중요성'은 오해가 많은 제목입니다. 남성의 성선택 경쟁의 결과가 '성기 크기'로만 쭈욱 정렬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이 글의 과학적으로 올바른 제목은 "왜 인간종의 수컷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성기 크기로 진화했는가"여야 더 과학적 사실에 부합합니다. (그리고 사실 인간종 남성이 큰 성기 크기로 진화한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 종의 조상이 난교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수컷의 정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서 나의 유전자를 더 잘 퍼뜨리기 위해 되도록 큰 성기와 고환이 필요했던 것이죠.)
여섯번째 컷에 나온 여성분은 인류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인 헬렌 피셔 교수인데, 우리나라에도 헬렌 피셔 교수의 다양한 저작들이 번역되어 나와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찾아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