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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6 03: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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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에는 시진핑의 정치기반이 오히려 불안하고, 트럼프는 튼실한 편 같습니다.
시진핑은 현재로선 독재체제를 갖추었다지만, 그의 세력이 흔들리는 순간 싹 축출될 수 있습니다. 그를 보위하는 친위세력 자체는 그리 크지 않으며, 견제와 균형 속에서 그의 독재체제가 인정된 식이지요. 대내적으로 불안하므로 대외의 압박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강경책으로 나가기엔 당장의 피해를 견뎌내기 힘들고, 온건책으로 나가면 추후에 축출당할 구실이 되겠지요. 물밑에선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과 치열하게 협상을 벌이고 있을 겁니다.
트럼프의 경우에도 글쎄요. 미중무역분쟁도 협상게임이라고 보는 거 같습니다. 적당히 먹었다고 생각하면 대충 몇가지 패를 두고 교환을 하겠죠. 그 중에는 북한, 남중국해, 러시아 문제도 포함되어있겠지요. 역대 미국 정권은 의회나 기업의 눈치를 많이 봤지만, 현재는 그럴 필요도 없으니 독자적으로 외교놀이를 할 수 있지요.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자신이 잘 하는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게 트럼프답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물론 그게 국제정치에서도 통용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요.
다만 양패구상이나, 무역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수혜를 입을 거란 결론까진 다소 어려운 내용이 될 거 같습니다. 이러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당장 우리나라의 무역에 타격이 있을테고, 괜히 줄타기 잘못하면 중국이든 미국이든 바로 응징하러 올 겁니다. 시범타겟으로 말이죠. 떡고물을 기다릴 게 아닌, 냉철하고 민첩하고 균형잡힌 외교가 필요한 상황이겠죠.
그리고 중국이든 미국이든 망하면 우리에겐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당장 국익과 연결된 중요한 파트너들이며, 동시에 극단적인 상황에선 극단적인 선택을 할 공산이 커지겠죠. 중국이든 일본이든 경쟁자이더라도 적국은 아니죠. 적어도 아직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