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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1 0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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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어른이 된다는 건...
끓는 열정 속, 반항하고 소리치는 젊은이에서,
그 모든 것들이 부질없음을 깨닫고 어영부영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불합리한 틀 속에서 도대체 내가 왜 그래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런 틀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이제는 그런 생각을 가진 네가 잘못이라고 말하는 결과라고 할까.
어른이 된다는 건 당장 놓인 생각들이 부질없다고 깨닫는 결과(part)의 산물이라고 봐야할까?
하지만 결국 죽기 위해 뛰어가는 건 마찬가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거늘,
그 뜻은 아주 간단하게 몸집이 커지고 어른스러운 태를 갖추는 것이었다.
어른의 형태를 지니자, 문득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에게 찾아온다.
오직 후회만을 남긴 채,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다는 생각만이 남은 채 말이다.
두 어른이 존재한다. 하나는, 몸집만 커진 어른.
다른 하나는, 어른이 되려는 어른(태만 갖춘).
그리고 항상 어린아이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늘 그들을 조롱했다.
"어린 애새끼도 아니고."
"넌 조금 이상하다."
그냥 일반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뭐 저런 샘이다... 그들을 표현하자면...
좋게 포장해서 4차원 혹은 또라이끼가 있는...
나쁘게 말해서 정신병자, 미친놈, 혹은 싸이코 정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국 더 이상의 반항은 무능하다고 느껴,
흘러가는 세월의 흐름이 문신처럼 새겨진 주름살을 마주할 떄.
촉박한 시간 속에, 던져놓았던 책임감의 의무를 지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며 그것이 자신이 쌓아온 업(죄의식)이라고 여기는...
온전히 그것을 지울 순 없지만... 그렇게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것...
평생 쫓기고 쫓기다 이제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린...
될 대로 되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엿먹으라며 주먹을 들이미는 상황이랄까?
결국 죽음에 임박했을 때, 그들이 하는 소리는 현명하고 지혜로울 수는 있으나,
그것이 진리가 될 수 없음을..
결국 남겨진 사람들은 시간에 부딪히며 다시금 깨달을 수밖에 없는 반복, 그리고 딜레마.
모든 것이 싫증난다. 부정한다. 그러면, 세상에 대해 보이는 하나... 바로 삶과 죽음이다.
항상 그렇듯... 삶의 시작은 원치 않은, 완전한 강제적.
하지만 삶의 끝은 부분선택적.
내 시작이, 우리 부모가 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하여서 내가 태어나지 않았을까?
정말 시작되지 않았을까? 어디에선가 또 다른 부모에 의해 태어났을 지도 모르는 사실.
그 시작에 대해선 절대로 알 수 없다....
태어날 떄부터 틀에 속박되어있는 것이 우리의 운명.
틀을 꺠부신다는 것은... 결국 남들과는 '다른' 삶과 죽음을 행한다는 뜻도 된다.
수도 없이 겹겹이 쌓여있는 이 틀들을 다 부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겠지. 절대로...
하지만 알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자살... 타살... 자연스럽게 수명이 다해 죽어버리는 사인이 아닌...
무언가에 의해 말이다. 그 무언가가 참으로 중요하다.
(안락사가 바로 이 아이러니에 좋은 요소가 된다...)
그것에 매료되기 시작하면, 부정의 화신, 어쩌면 악마와 마주할 수 있는데,
사실 신이라고 믿는 그 작자!가 내 내면의 심리상태에 의해 바뀌는 자아의 혼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쉽게 이분법으로 보자면.. 긍정과 부정, 비슷하게... 태세 쯤이라고 해야 할까?
항상 감정이 요동치는 가운데 같은 감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어느 순간에 익숙했던 것이 싫증이 나고, 어느 순간엔 미숙한 것이 즐거움을 준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런 감정의 파도 속에서 안식을 찾는 행위는 참으로 바보스럽다는 것.
신을 믿고, 종교를 가지는 것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도 생각된다.
아마도 그게 내가 십자가 앞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사람들을 경멸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한 모든 것들... 종교들 통틀어 전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다만 순수한 목적과 의도를 가졌을 지라도,
그 순수한 목적과 의도를 나는 인정하지 못한다는 소리다.
악마와 계약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냥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일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된다.
그건 내 자신의 심리와 직결되는데, 보통 뛰어난 업적을 남긴.. 예술가들에게서 일어나는 결말들이 참으로 재밌다.
자살... 혹은 갑작스러운 죽음.... 그들의 끝은 결국... 인위적인 죽음을 맞는 결과가 참 많더라.
영화 버드맨에서 주인공 리건이 왜 창문을 향해 뛰어내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답이 보이는 듯하다.
엿같은 현실에 부정하기 위해서일까? 자기 존재에 대해 부정해서?
아니 어쩌면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었던 '성공'을 빌미로,
악마라고 불리는 내면의 나와의 약속을 끝낸 샘일지도.
그것의 심리는 마치, 동기부여를 주었던 어떤 목적이 더 이상 목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서, 올드보이에 이우진의 캐릭터를 보자면 알 수 있다.
복수를 통해 삶의 동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것을 끝낼 때, 그는 더 이상 살아갈 낙을 잃었다.
그가 한 대사들이 참으로 재밌는데, '복수가 끝나고 나면 무슨 낙으로 살아가지?'라는 말이 참으로 와닿는 것이
바로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가 아닐까도 싶다.
버드맨의 캐릭터는 다른 면에서 유사하다.
악마, 그것은 곧 나 자신이며, 종교에서 말하는 사탄의 존재...
늘상 말하는 신... 천사.. 악마 그것들은 절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간혹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망상 혹은 정신병(미안한 소리지만)을 앓는, 특이 케이스로 분류할 수 있다.
온전한 믿음이 만들어낸 상상...
그래서 굳건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무서운 법이다.
전쟁 영웅도, 광신도도, 비즈니스맨도... 누구하나 가릴 것 없이 무섭다.
아무튼.. 리건이 창문에서 뛰어내린 가장 큰 의미, 그 결말에 의미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목적달성'을 통해서 더 이상의 '동기부여'를 얻을 수 없음으로 그는 세상의 낙을 잃었다.
그는 조용히 화장실에 들어서서, 최고가 된 순간에 창문을 향해 날아가버렸다.
그의 마지막 대사는 아무래도 나를 유혹시키기엔 충분했다.
"bye bye and fuck you." 누구를 향한 대사였을까? 참으로 유쾌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환상처럼 버드맨이 되어 비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당연한 현실이라면 아스팔트에 곤두박질치며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마지막 모습.
나 또한 늘상 내가 원하는 목적을 이루고 나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란 생각을 해본다.
생각을 해보았는데, 그 결과는 결국... 목적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연명하는 것.
그렇지 못한다면... 비참하게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
결국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쉽게 말해서 '삶의 지속'을 위해 어부지리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뼈아픈 삶이라는 비극 앞에서 무릎꿇는 것과 같다.
죽음이라는 두려움에 의해, 마지못해 살아가는...
하지만 그에 맞서는 사람들이 '용감'한 걸까?
일반적으로 상식적으로 보자면 그들은 '미친놈'일까?
둘 다 틀린 건 아닌데... 뭐...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 세상은 넘 가혹하다.
적어도 상상력을 가진 비겁한 놈에게 있어선 말이다.
어른이 되기 싫은데, 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내가 싫으며,
겹겹이 쌓여져가는 보이지 않는 다른 잣대의 틀이 나를 감싸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그마저도 부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하고, 힘든 일이다.
살아가려면 긍정할 수밖에...
뭐 이것도 결국 위에 말했듯, 감정이 다시 안정이 된다면... 시간이 지난다면...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유쾌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사람들 앞에 나타나겠지만.
이러한 생각들을 할 때에면, 나도 모르게 내가 괜히 죄를 지은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해서는 안될 위험한 생각을 한 것처럼.
다른 의미로는 일반적인 틀에선... wrong..
이런 생각들을 한다고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사실 이렇게 따지고 보자면 논리고 뭐고, 법이건 그런 거를 모두 초월하는 개념을 지녀야하기에...
세상은 아마도 엉망진창이 될 거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실은 세상이 엉망진창이 된 이유는 바로 이런 보이지않는 틀과 형식상의 틀떄문이 아니었을까?
유토피아란 결국엔 어떠한 제약도 없는...
사실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상당수가... 틀에 갇혀지낸 바로 우리들과 비슷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나는 그렇게 신뢰하지 못하겠다. 단지 이야기거리는 조금 될 뿐이라고...
아마도 평생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어영부영 앞으로 나아갈 뿐이겠지. 단지 그 뿐이라고 예상할 뿐...
뭐 그것도 그렇고 이냥저냥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내뱉어봤는데,
좋은 이야기거리는 될 듯 하다.
뚱딴지 같은 소리지만, 나는 초월이라는 개념이 너무나도 좋다...
이제 풀리지 않는 숙제를 하러 다시금 일반인들 속에 섞이겠지....
아마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은 적당한 틀을 지키면서,
욕구를 실제로 옮기는 것이 아닌, 가상으로 옮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래야만 나도 너도 모두가, 불쾌하지 않을 테니까.
엿같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