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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00: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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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부지가 육아에 뭐 관여 하나도 안 하시고 그랬어요. 사춘기 되니 아빠는 그냥 잔소리하는 사람. 그리고 "내가 돈 벌어다주는 기계냐." 라고 짜증나게 질척거리는 사람 이상의 의미가 없어요. 사회인이 된 지금, 아빠가 돈 버는 게 이렇게 힘들었구나 같은 생각 하나도 안 들어요. 그냥 이렇게 힘든데 나 이만큼 돌봐준 엄마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그만큼 아빠가 싫고.. 아빠랑 말도 안 한지 10년 넘었어요. 이제와서 아빠는 내가 미안했다며 관심 가져주는데 솔직히 귀찮고 짜증나요. 그러다가 가끔 울컥해서 누가 벌어다 준 돈으로 이만큼 사냐고 하면서 화내시는데 솔직히 돈 잘 벌 땐 밖으로만 다니고 쉬는 날 잠만 자고 하느라 저랑 뭐 얘기도 해본 적 없으면서 이제와서 왜 저러지 싶어요.
지금부터 육아에 참여해서 아이와 시간을 공유해가야지, 아직 말도 못 알아듣고 하니 좀 나중부터 해도 된다 생각하시면 착각이예요. 애기랑 그 동안 쌓아온 신뢰나 애정이 없는데다 육아를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갑자기 아이랑 소통해요, 애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데. 그냥 저랑 아버지 관계처럼 될 뿐이예요. 결혼하더라도 식에 안 왔으면 할 정도로. 기척만 들려도 기분이 나빠져서 피하고 싶고, 그래서 집이 세상에서 제일 불편해지고. 잘 선택하세요. 아이는 금방 자라고, 굉장히 빠르게 자기에게 애정을 쏟는 자와 아닌 자를 구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