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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3 04: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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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데리고 산책하다 보면 목줄 안 한 개들이 갑자기 다가오는 통에 저희 개가 흥분해서 산책을 방해받을 때가 자주 있어요.
그럴 때 개 좀 잡아달라고 하면 상당수는 시큰둥하게 '자기네 개는 안 문다'고 하죠.
아니 개가 꼭 누굴 물어뜯어서 피를 봐야 피해주는 건 아니잖아요.
개가 진로를 방해할 수도 있고, 다가와서 귀찮게 해서 시간을 뺐을 수도 있고, 개 자체를 싫어하거나 무서워 할 수도 있는 건데 말이죠.
이런 지적에 여지껏 산책하면서 사과받고 좋게 끝난 적이 없어요.
경험상 남녀노소, 내외국인 불문하고 대부분이 그래요.
애초에 사과할 사람이면 대놓고 사람들 다니는 곳에서 목줄 풀고 다니지도 않을 테고요.
얼마 전에는 어떤 아줌마한테 남자가 돼 갖고 창피하게 여자한테 시비건다는 소리까지 들어서 결국 오가는 쌍욕으로 마무리.
어떤 외국인은 (순해 보이긴 해도) 로트와일러처럼 보이는 개를 목줄없이 산책시키면서 개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길래 목줄 하라고 했더니
'자기네 개는 안 물고 괜찮은데 너 참 이상하다'면서 막 화를 냄;;;
이후로는 그냥 신경 끄고 되도록 피해다니려고 하는데 그마저 갑자기 어디선가 훅~ 치고 들어오면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그러고 전 진돗개는 그림자만 보여도 피합니다, 무조건.
진돗개 견주 분들께는 죄송한 소리겠지만 제 짧은 경험으로 보건대
진돗개는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할 게 아니면 지금처럼 자랑스러운 토종개네, 영리하네 뭐네 하면서 막 분양시키고 할 견종은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