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
2016-08-29 21:02:38
0
답변들 모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새벽의 짧은 동네 산책은 거의 반 년에 한 번 하는데, 사실 이것마저도 어려워해요.
그 때마다 말 꺼낸 저도 머쓱해지고 이 사람도 많이 미안해하고.. 분위기가 안좋을 때엔 말다툼으로 번지기도 하다보니 이젠 말도 잘 안 꺼내게 되네요.
gokban_k님께서 그런 특성에 대한 이유를 알아달라고 하셨는데.. 외모에 대한 자신감 저하가 큰 원인인 것 같아요. 먹을 거 좋아하는 저랑 지내면서 살이 많이 쪘고, 그래서 더욱 더 나가기를 싫어하게 됐거든요.
맘먹고 헬스도 다녔었지만 한 달 하고 그만뒀고ㅠㅠ
짙은 선글라스가 조금 용기를 업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가끔 혼자 편의점도 다녀오고 같이 장도 보러 가기는 하는데
밤에는 그걸 쓸 수 없으니 사람 없는 시간에도 나가기가 싫은가봐요.
최근에는 제가 살살 꼬셔서 자전거를 같이 샀고 아주 즐겁게 라이딩도 다녀왔는데 (!)
이번엔 안장통이 발목을 잡네요. ㅜㅜ
오잉쿠님 말씀처럼 맥주 한 잔 하며 눈 마주칠 시간이라도 만드는 건 참 좋은 방법 같아요. 꼭 해 보겠습니다!
물론 이래도 저래도 안 맞으면 내머릿속님 말씀처럼
후회 없이 해 볼 만큼 다 해보고 결국엔 돌아서는 수밖에 없겠지만
그러기엔 서로가 의지하고 의지가 되어 주며 함께 한 날들을, 믿게 되네요.
서로 다른 점이 많고 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많은 것을 평화적으로 조율해왔고, 앞으로도 맞춰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지내고 있어요.
이 문제는 답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답변 달아주신 분들 덕분에 위안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래서 고민은 나누라고 하나봐요ㅎ
모두 감사드려요:)